김문수 “날 대선후보 만든 건 민주당 서영교”…측근 전언

입력 2025-05-12 17:30
지난해 12월 11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의 계엄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은 김문수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 뉴시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후보자 최종 확정 이후 “나를 이 자리에 앉혀 놓은 사람은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라는 발언을 주변에 한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김 후보 캠프에서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은 박종진 국민의힘 인천 서구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10일 당 지도부의 심야 기습 후보직 박탈에 이어 11일 한덕수 후보로의 교체에 대한 당원 투표 부결로 후보직을 회복한 과정에서 김 후보와 나눈 이야기를 전했다.

박 위원장은 “김 후보가 ‘서영교 의원이 전부 일어나서 사과하라고 했는데 (나만) 꼿꼿이 딱 앉아있었던 그거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난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가 언급한 건 지난해 12월 11일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의 때의 일이다. 당시 ‘불법 계엄 선포를 막지 못한 책임에 사과하라’는 서 의원의 요구에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대부분이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 굽혀 사과했지만 김 후보만 유일하게 거부했다.

지난해 12월 11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의 계엄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은 김문수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 뉴시스
이후 김 후보는 ‘꼿꼿 문수’라고 불리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진영 대권 주자 지지율 선두로 올라섰다. 차기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그는 결국 지난달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 닷새 뒤인 9일 “깨끗한 내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을 이기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박 위원장은 김 후보 교체를 주도했던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이양수 사무총장을 거론하며 “김 후보 입장에서 보면 감사드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로 인해 한동훈 세력도 들고 일어나 우리를 지지했고 홍준표계도 다 와서 도와주며 전부 하나가 됐다”며 “내가 김 후보에게 ‘권 원내대표한테 정말 밥 한 끼 사셔야 된다’고 했다”고 얘기했다.

박 위원장은 ‘서 의원과 권 원내대표가 (김 후보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1등 공신이라는 건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결과적으로 보면 1등 공신”이라고 답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