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천 김선도 감독 유산 계승…장천기념사업회 창립총회 및 제2회 포럼 개최

입력 2025-05-12 15:26 수정 2025-05-12 15:45
장천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이 12일 서울 광림교회에서 사업회 개소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이우 사업회 이사장, 박동찬 사업회장, 김선도 감독의 아내인 박관순 사모. 장천기념사업회 제공

한국교회의 거목이자 ‘열린 목회’의 선구자 장천(杖泉) 김선도(1930~2022) 감독의 목회 철학과 신앙 유산이 오늘날 한국교회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장천기념사업회(이사장 최이우 목사·회장 박동찬 목사)는 12일 서울 광림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창립총회와 제2회 장천포럼을 개최했다. 생전 김 감독이 강조했던 교회의 본질과 사회적 책임을 오늘에 맞게 재조명하고 계승하는 시도를 본격화한 것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제21대 감독회장을 지낸 김 감독은 평안북도 선천 출생으로 1971년 광림교회에 부임한 뒤 말씀과 기도 사역을 중심에 두고 세계 최대 감리교회로 성장시켰다. 2023년 김선도 감독 1주기를 맞아 발족한 사업회는 김 감독의 연구 및 학술사업, 교회 인재 양성, 교계단체 협력 및 지원, 장학사업 등 미래지향적 사업을 전개한다.

창립총회에서 최이우 사업회 이사장은 “어느 시대 누구에게나 바른길을 가는 일은 쉽지 않다”며 “장천은 우리를 앞서가면서 길을 만든 목회자였다. 사업회는 그의 사역을 이어가기 위해 사람을 키우고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평화통일 선교 등에 매진할 것”이라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창립총회 현장. 신석현 포토그래퍼

사업회장인 박동찬 일산광림교회 목사는 “교회 성장뿐 아니라 소외된 이들을 돌보고, NGO 활동, 북한 선교 등 여러 방면에서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했던 장천의 정신을 계승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지도자 양성이 가장 중요하다. 김 감독님처럼 열린 마음으로 목회에 필요한 곳을 찾아가는 리더십을 키워내는 것이 주된 목표”라고 설명했다.

사업회는 이날 광림교회 5층에 사무실을 두고 사무총장과 사무원을 배치하며 목회자와 평신도로 구성된 이사진과 운영위원회를 통해 체계적인 사업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김정석 기감 감독회장. 신석현 포토그래퍼

창립총회 후 ‘장천의 신앙적 상상력’을 주제로 펼쳐진 포럼은 예배와 강연뿐 아니라, 사역의 새 출발을 알리는 기도와 참석자 간 교제를 통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김정석 기감 감독회장은 요한복음 3장 16절을 본문으로 설교하며 김 감독의 설교가 담고 있던 경건성, 구별됨, 선함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를 강조했다.

서창원 박사. 신석현 포토그래퍼

기조발제를 맡은 감신대 명예교수 서창원 박사는 “김 감독의 신학과 목회 방식은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도 살아있는 지혜와 길을 보여주는 상상력”이라고 말했다.

서 박사에 따르면 김 감독의 신앙적 상상력은 다섯 가지 핵심으로 요약된다. 십자가의 아픔과 부활의 기쁨을 함께 바라보며 현실 문제를 직시하되 긍정적 변화 가능성을 강조한 ‘고난과 희망의 균형’을 비롯해 말씀을 오늘날 성도들의 삶과 연결하는 ‘성경의 현대적 적용’과 ‘영성과 사회적 책임의 조화’, 한국 사회와 교회의 변화하는 필요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대응하는 지혜, 종교와 다양한 학문을 대립이 아닌 상호 보완적 관계로 수용하는 ‘신앙과 지식의 열린 통합’이다.

서 박사는 “김 감독은 관계 중심적 사고를 통해 신앙의 이론과 실천을 연결했다. 이는 오늘날 한국교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지혜”라고 평가했다.

장천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이 12일 서울 광림교회에서 사업회 개소식 후 케이크 커팅식을 하고 있다. 김아영 기자

사업회는 앞으로 정기적인 포럼과 학술행사를 통해 김선도 감독의 목회철학을 체계화하고, 침체한 한국교회에 영성과 사회적 책임의 균형 잡힌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교회 갱신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나갈 계획이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