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해양공동연구센터 30주년…“동아시아 협력 플랫폼으로 도약”

입력 2025-05-12 15:04 수정 2025-05-12 15:08
이희승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이 12일 중국 칭다오 제1해양연구소에서 열린 ‘한·중 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 설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한국과 중국이 공동 운영하는 해양과학 연구 기관 ‘한중 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한중센터)가 설립 30주년을 맞아 동아시아 대표 해양 협력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12일 중국 칭다오 제1 해양연구소(FIO)에서 ‘한중 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 설립 3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김명진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관, 전준범 주칭다오 총영사관 영사, 왕 안타로 중국 자연자원부 국제 합작사 부사장, 이희승 KIOST 원장, 리티에강 제1해양연구소 소장 등 한중 양국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12일 중국 칭다오 제1해양연구소에서 열린 한·중 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 설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이희승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왼쪽 두번째), 김명진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관, 왕안타오 중국 자연자원부 국제합작사 부사장, 리티에강 제1해양연구소 소장 등 한·중 양국 주요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한중센터는 1995년 양국 간 약정에 따라 설립된 정부 간 최초의 해양 과학기술 협력 기관이다. 지난 30년간 기후변화, 해양에너지, 위성 탐사 등 분야에서 약 100건의 공동 협력사업을 수행해 왔다. SCI(E)급 포함 약 200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했고, 100여 회의 학술 행사도 공동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양국의 협력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동아시아 대표 해양과학 협력 플랫폼’으로의 발전 방향을 담은 새 비전도 선포됐다. 이 비전 실현을 위해 ▲국제 협력 채널 확대 ▲해양정보 제공 역량 강화 ▲공동연구 추진 ▲운영 전문성 제고 등 4대 추진 전략도 함께 제시됐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도 소개됐다. 2021년에는 해양 열파에 관한 전 지구 기후모델(CMIP5/6) 성능 평가 결과를 통해 2030~2040년대 이후 열파 발생이 자연 변동 범위를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2023년에는 서해 광역 생태계를 기반으로 초국경 해양공간 계획 수립을 위한 정책 제언을 발표했고, 올해는 서해 녹조 탐사를 위한 다종위성과 무인기 기반의 탐지·예측 알고리즘 비교 연구 성과를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

센터는 한중 간 해양 외교 채널로도 기능해 왔다. 정부 간 공동위원회(격년), 관리위원회(매년)를 운영하며 해양 정책 교류와 상호 이해 증진을 도모했다. 2022년에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지속 가능한 해양 발전을 위한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한 바 있다.

한편, 13일에는 칭다오 하얏트리젠시 호텔에서 ‘제6차 한중 황해해양포럼’이 열릴 예정이다. 양국 전문가들이 기후변화, 극지 연구, 해양법 등 글로벌 해양 이슈에 대한 과학적 해법과 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포럼은 '건강한 바다', '역동적인 바다', '교류의 바다' 등 3개 세션으로 나뉘어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한중센터는 지난 30년간 서해를 중심으로 과학기술 협력의 가교 구실을 해왔다”며 “앞으로 공동연구와 지식 교류를 강화해 미래 해양 과학기술 발전의 허브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