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질서 왜곡하는 시대, 성도들이 깨어야”

입력 2025-05-11 08:41

유엔의 인권 담론을 비롯한 현대 사상 흐름 속에서 성경적 가치관이 점차 밀려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현숙경(사진) 한국침례신학대 교수는 성산생명윤리연구소(소장 홍순철)가 10일 서울 용산역 ITX1 회의실에서 개최한 ‘5월 콜로키움’에서 ‘반성경적 흐름과 성·생명의 왜곡’을 주제로 강연하며 반성경적 흐름에 대한 성도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현 교수는 서구 문명의 흐름을 헬레니즘(인본주의)과 헤브라이즘(신본주의)의 대립 구도로 설명하며, 중세부터 현대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기까지 서구 사상사를 성경적 관점으로 분석했다. 그는 “현대 사회는 니체의 ‘신은 죽었다’는 선언처럼 무신론적 사고와 주관적 진리가 지배하고 있다”며 “1948년 유엔 세계인권선언이 보편적 인권을 천명했지만, 이후 신좌파 사상에 포섭돼 창조질서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과 생명에 대한 담론에서 나타나는 왜곡을 비판하며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한국 교육과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교수는 “2015년과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 성평등 교육(SDG 5), 포괄적 성교육과 인권교육(SDG 4), 다문화교육(SDG 10, 16)이 반영됐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정체성과 국가관이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절제와 순결 중심의 성도덕이 강조되던 교육이 2015년 이후 권리 중심으로 전환됐고 성적 자기결정권과 재생산권, 젠더 관점이 적극 반영됐다고 비판했다.

현 교수는 유엔이 주도하는 성과 생명 관련 의제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 번째는 ‘재생산권’을 내세운 낙태권 확산 시도이며, 둘째는 젠더 개념을 통해 하나님이 창조하신 남녀의 구분을 흐리는 흐름, 셋째는 성적지향과 젠더정체성(SOGI)을 인권으로 규정하는 움직임이다. 그는 “이런 흐름은 결국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한국 교회가 이를 바로잡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독 학부모들의 목소리로 2022년 교육과정에서 성소수자, 성평등, 섹슈얼리티 관련 용어가 일부 삭제되는 성과를 설명했다. 또 2020년 34개국이 지지한 ‘제네바 합의 선언’을 소개하며 “이 선언은 전통적 가족 가치와 생명 존중을 국제적으로 지지하는 움직임으로, 유엔의 반성경적 흐름에 대한 효과적 대응 사례”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유엔은 현재 반성경적 가치관과 성경적 가치관 사이에서 치열한 영적 전쟁 중”이라며 “한국은 공산주의 확산을 막아낸 역사적 경험처럼 창조질서를 수호하는 선교적 소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홍순철 소장은 “성경적 세계관에 입각한 생명 존중과 올바른 윤리 회복을 위해 성산생명윤리연구소는 앞으로도 다양한 강연과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한국 교회가 생명윤리 사역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