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중국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칩보다 사양이 낮은 새로운 칩을 개발한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개월 안에 H20 칩의 저사양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H20은 주요국에 수출되는 H100보다 사양이 낮은 칩이다. 미국의 기존 중국 규제에 맞춘 제품으로 지금까지는 중국에 판매할 수 있는 최고 사양의 칩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H20에도 사실상의 수출 제한 규제를 걸며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 통로가 막혔다. 결국 엔비디아는 미국의 강화된 규제를 통과할 수 있도록 H20보다도 사양이 낮은 새로운 칩을 제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새 칩은 메모리 용량이 대폭 축소되는 등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내 고객사들은 이미 새 칩이 7월 중에 출시될 것이란 사실을 통보받은 상태다. 수정 버전 칩의 설계를 위한 신규 기술 기준도 이미 정해졌고, 최종 고객사는 칩의 성능 수준을 조정하기 위해 모듈 구성을 수정할 수 있다. 엔비디아가 고객사의 필요에 따라 칩 성능을 유동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의미다.
로이터는 “새 H20 칩은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제한하려는 미국의 강화된 규제 움직임과 관련해 중국 시장을 놓치지 않으려는 엔비디아의 대응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13%(170억 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고객이다.
엔비디아와 미국 상무부는 새로운 저사양 칩 개발 소식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