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은 9일 당 지도부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로 후보를 교체할 수 있다는 관측과 관련해 “절대로 가능한 사안이 아니고 가능할 수도 없다”고 못 박았다. 또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여론조사상 지지율을 이유로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압박하는 데 대해서도 “한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한 번이라도 나왔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당헌·당규상으로도 후보 교체 근거 규정이나 그런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나타내는 조항조차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 지도부가 여론조사 등 당 차원의 단일화 로드맵을 추진하는 근거 규정인 당헌 74조 2항(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선거관리위원회 심의와 비대위 의결로 정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지켜야 할 절차에 관한 것이지, (선출한) 후보 교체에 대한 근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당 차원에서 진행 중인 단일화 여론조사에 대해 “한 후보를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한 목적에서 진행되는 여론조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여론조사 진행에 대해 “당의 재산을 함부로 사용한 불법행위다.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지도부가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오는 11일 전국위에서 후보 교체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에는 “그런 행위는 어떤 근거도 없는 변란 행위이기 때문에 법적, 정치적 수단을 모두 강구해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가 대선 후보 공천장에 도장을 찍어주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도 김 실장은 “이른바 ‘도장 들고 나르샤’ 2탄이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 당 지지자와 당원이 가만히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불법적으로 대통령 후보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강제로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주는데 그 선거가 제대로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여론조사 지지율을 근거로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압박하는 당내 기류에 대해 “한 후보가 이 후보를 조금이라도 앞서는 지지율이 한 번이라도 나왔다면 이분이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도대체 왜 김 후보를 끌어내리고 한 후보를 세우려 하는 거냐. 당이 지금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