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에 연루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자신의 휴대전화 포렌식 참관을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석하면서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해 재차 부인했다.
임 전 사단장은 9일 공수처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 조사는 철저하게 이뤄졌고, 조사 과정에서 구명 로비가 없었다는 사실 등이 많이 검증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임 전 사단장은 “작년과 최근 2회에 걸친 공수처 포렌식 참관을 통해 확인한 바는, 저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사이에 일체의 접촉이 없다는 것”이라며 “휴대전화 연락처에도 이 전 대표 연락처는 없을뿐더러 어떤 문자나 통화기록도 없다는 게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주요 인물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있는데, 구명 로비 의혹에서 임 전 사단장과 대통령실 사이 연결고리로 의심받았던 인물이다.
임 전 사단장은 또 “제 지인인 송호종 씨(대통령경호처 출신)와 채상병 사건 이후 연락한 시점도 제가 사의를 표명한 것이 언론에 보도된 2023년 8월 2일 이후”라며 “따라서 전 대통령님의 격노와 송씨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해병대 출신인 송씨는 이 전 대표에게 임 전 사단장의 사의 표명 소식을 전하고, 이 전 대표 등이 참여하는 ‘멋쟁해병’ 카카오톡 대화방 개설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날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 순직한 채 상병이 투입된 호우 피해 복구 작전 당시 수중수색을 직접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채상병 사망 사건 조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지난달 23일, 30일과 이날 휴대전화 포렌식을 위해 임 전 사단장에게 출석을 요구하며 비상 계엄 사태 수사로 멈췄던 관련 수사를 재개했다.
공수처는 지난 7∼8일 이틀에 걸쳐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을 압수수색해 ‘VIP 격노’ 의혹 수사를 위한 일부 자료도 확보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