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측은 9일 국민의힘이 진행하는 당원·국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후보 측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전날 한 후보를 향해 ‘무임승차론’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자기 얼굴에 침 뱉기”라고 응수했다.
한 후보 캠프의 이정현 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의 여론조사(결과)에 대해서 저희는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여론조사에서 우리가 유리하고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면 당에서 우리를 후보로 내세울 경우 따를 것이고, 반대로 우리가 뒤지는 것으로 나오면 당연히 그에 승복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차례 약속했기에 이 여론조사 결과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여론조사를 어떻게 적용하는지는 당내 문제이기에 당과 김문수 후보 간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를 위한 선호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원·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한다. 당원 투표는 이날 오후 4시, 국민여론조사는 오후 1시에 마감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 후보 측은 두 후보 간 ‘3차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대변인은 “오늘 후보 간의 만남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고 본다”며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지금까지 중 오늘이 가장 중요한 날”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후보 측은 김 후보 측이 회동 제안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이 대변인은 “저희가 특별히 (회동을) 제안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두 후보는 지난 7일과 8일 두 차례 회동했으나 단일화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김 후보를 향한 견제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전날 한 후보를 향해 “나는 경선을 다 거치고 돈을 낸 후보인데, 뒤늦게 나타나 정당한 후보에게 단일화를 하라고 하나”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한 후보의 단일화 요구에 대해서는 “청구서를 내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이에 대해 “한 후보가 무소속이라는 걸 몰랐느냐”며 “지금 와서 얘기하면 자기 얼굴에 침 뱉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하자고 (경선 토론 등에서) 얘기해 놓고 무임승차라고 하면 앞뒤가 안 맞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전날 두 후보 간) 토론장에서 왜 금전적인 얘기가 나왔는지 이해되지 않았다”며 “20억을 쓰든 50억을 쓰든 후보들이 개인적으로 판단해서 하는 일이고, 그런 것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렇게 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