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문현준의 DRX전 2세트 카정 동선 복기

입력 2025-05-08 20:09 수정 2025-05-09 02:12
LCK 제공

8일 T1과 DRX의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2라운드 경기 2세트는 T1이 ‘오너’ 문현준(녹턴)의 카운터 정글링 성공에 힘입어 초반부터 앞서나간 게임이었다.

칼날부리 스타트를 선택한 문현준은 자신의 레드 버프로 올라가는 게 아닌 강가를 가로질러 상대 블루 버프를 카운터 정글링하는 동선을 짰다. 상대의 심술 두꺼비까지 사냥하면서 ‘스펀지’ 배영준(비에고)과의 정글 캠프 수 차이를 늘렸다.

결과적으로 배영준은 자신들의 아래쪽 정글에 있는 캠프 3개와 어스름 늑대만 먹었다. 반면 문현준은 자신의 칼날부리와 배영준의 블루 버프, 심술 두꺼비를 사냥한 뒤 고스란히 남아 있는 제 정글 캠프를 정리하러 갈 수 있었다. 이후 배영준이 문현준의 블루 버프를 강타 싸움으로 빼앗으면서 성장 차이를 조금이나마 좁히긴 했지만, 여전히 문현준의 기분이 더 좋은 상황이 이어졌다.

어떤 근거로 설계한 카운터 정글링이었을까. 경기 후 문현준을 만나 초반 동선에 대한 복기를 들어봤다. 시작은 DRX 병력이 1분대에 ‘페이커’ 이상혁(아리)을 잡기 위해 미드 아래쪽에 모인 것부터다. 문현준은 1분20초경 배영준이 T1 블루 버프 근처에 모습을 비춘 걸 보고 카운터 정글링을 결정했다. 그는 “녹턴이 초반 정글링이 빠른 챔피언이다. 거기에 1분20초에 우리 블루에서 비에고의 모습까지 보였다”며 “비에고가 아래쪽 정글에서 스타트할 거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문현준은 “칼날부리에 상대 와드가 설치돼 있는지 체크도 했기에 칼날부리만 빨리 먹고 상대 정글로 들어가면 캠프 2개를 사냥하고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위쪽 정글에 상대의 와드가 없어서 내 위치를 모를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2025 LCK T1 대 DRX전 리플레이 화면. LCK 제공

그러나 문현준의 당시 판단과는 달리 DRX도 게임 초반 T1의 칼날부리에 와드를 설치했었다. 문현준이 자신들의 정글로 들어가는 걸 얼핏 추측할 수 있었던 셈인데, 그의 움직임을 놓치고 말았다.

이 칼날부리 와드는 배영준이 1분경 설치했던 것이다. 절묘하게 암흑 시야에 가려져 문현준이 확인하지 못했다. 문현준은 “경기 후 코치진과 얘기해보니 칼날부리에 와드가 있었다더라. 다시 리플레이를 보면서 상대의 와드 위치를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25 LCK T1 대 DRX전 리플레이 화면. LCK 제공

2025 LCK T1 대 DRX전 리플레이 화면. LCK 제공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