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백석별관 재배치 무산…시민 불편·예산 낭비 ‘이중고’

입력 2025-05-08 17:23
고양시청 백석별관 전경. 고양시 제공

경기 고양시가 행정 효율성 제고와 시민 민원 불편 해소를 목표로 추진한 백석별관 부서 재배치 계획이 지난 3월 시의회의 예산 전액 삭감으로 전면 무산됐다. 이로 인해 분산된 청사를 찾아다니는 시민 불편과 임차료 등 예산 낭비가 계속되고 있다.

고양시는 인구 108만의 대도시로, 시청 본관은 1983년 건립된 노후 건물이다. 현재 시청 부서는 본관, 신관, 1·2·3별관, 백석별관, 8개 임차 청사 등 총 14개 건물에 분산돼 있다.

이로 인해 민원인들은 여러 건물을 오가야 하고, 주차 공간 부족도 심각하다. 특히 사회복지국은 장애인·노인·아동 등 취약계층 민원이 집중되지만 9개 공간에 흩어져 있어 시민들이 담당 부서를 찾기 어렵다. 자족도시실현국 등도 부서 간 협업에 어려움을 겪고, 청원경찰들은 보안 외에 안내 업무까지 맡아 과중한 부담을 안고 있다.

시는 사회복지국 등 7개 실·국과 3개 담당관 등 30개 부서를 백석별관으로 통합 이전해 행정 효율을 높이고 시민 불편을 줄일 계획이었다. 백석별관은 연면적 6만6189㎡, 541면의 주차 공간,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접 등 뛰어난 접근성을 갖췄으며, 냉난방·LED 등으로 유지관리비 절감 효과도 기대됐다. 총 사업비는 65억원이었다.

하지만 시의회가 추가경정예산 심의에서 예산 65억원 전액을 삭감하면서, 백석별관은 미활용 상태로 남게 됐다. 시는 임차 청사 임대료로만 연간 약 9억4000만원을 지출하고 있고, 관리비 등 연 4억원 절감 기대도 무산됐다. 12월 만료되는 임차 청사는 계약 연장으로 추가 예산이 불가피하다.

시 관계자는 “예산 미반영으로 인한 사업 차질은 매우 아쉽지만,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정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관련 특위에서도 백석 업무빌딩 장기 미활용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지적한 만큼 시의회와 긴밀히 협의해 시민 중심의 효율적인 청사 운영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