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 광천터미널 복합화 랜드마크 사업 축소 ‘고심’

입력 2025-05-08 15:26 수정 2025-05-08 16:02
광주 광천터미널 복합화 랜드마크 사업 조감도. 광주광역시 제공

총 사업비가 4조원대에 달하는 광주 광천터미널 복합화 랜드마크 사업을 두고 사업주체인 광주신세계가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면적이 사실상 5만평에 묶이면서 사업성이 낮다는 분석에서다.

광주신세계 한 관계자는 8일 오후 기자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광천터미널 복합화 랜드마크 사업의 모델격인 일본 도쿄 ‘아자부다이힐스’를 예로 들며 “무려 6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된 아자부다이힐스는 세대당 2천억원 상당의 펜트하우스 3세대와 세대당 100억원 상당의 주거시설 80세대를 분양해 투자비를 일부 회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광주시와 협의 과정에서 주거면적이 5만평으로 묶인 광천터미널 복합화사업의 경우 과감한 투자가 어려워져 아자부다이힐스와 같은 랜드마크 건설이 어려워졌다는 취지다. 2023년 6월 완공된 아자부다이힐스는 일본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사무실과 상업시설, 대학병원, 호텔, 국제학교, 주거시설 등을 갖춘 도쿄의 랜드마크다.

그는 이어 “광주의 경우 오피스를 둘 만한 회사들은 모두 상무지구 등에 자체 사옥을 가지고 있어 오피스 수요가 거의 없다”며 “의료시설 역시 광주의 병상수가 전국 최다 수준이라, 병원이 입주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주거면적을 더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선 광주시가 요구하는 비수익시설의 규모를 맞출 수 없다는 취지다.

광주신세계 측은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가 들어설 예정인 챔피언스시티 개발사업과의 형평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챔피언스시티는) 주거시설이 4천여 세대에 달하지만 비교적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며 “인근에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인 만큼 (광천터미널 복합화사업의) 사업성은 더 낮아져 과감한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업 축소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는 사업 철회 가능성엔 “(사업 철회는) 전혀 아니다. 내부적으로 사업계획을 현재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말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이 됐고, 이제 신세계에서 사업제안을 할 단계”라며, 신세계 측 요구대로 주거면적을 더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업제안서 제출 기한은 오는 10월까지다.

한편, 광주시는 지난해 10월 말 광천터미널 부지를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하고, 광주신세계와 ‘광천터미널 복합화 랜드마크’ 사업을 추진중이다. 반면, 광주신세계는 광주시 요구대로 터미널·학교·병원·공연장·4∼5성급 호텔 등을 갖춘 랜드마크를 개발하려면 높은 투자 비용이 들기 때문에 주상복합의 주거비율을 높여 사업 안전성과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