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버디 1위’옥태훈, 변형 스테이블 포드 KPGA클래식 첫날 선두…“좋아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입력 2025-05-08 14:24 수정 2025-05-08 20:29
옥태훈. KPGA

투어 7년차인 옥태훈(27·금강주택)은 올 시즌 평균 퍼트수 1위(1.7153타)다. 발군의 퍼트감을 앞세워 최다 버디수 1위에 올라 있다. 당연히 시즌 성적도 좋다. 비록 우승은 없지만 3개 대회서 모두 컷을 통과해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공동 2위, 우리금융 챔피언십 공동 4위 등 2차례 ‘톱10’이 있다.

그런 옥태훈이 시즌 첫 승을 향해 상큼한 출발을 했다. 8일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코스(파71)에서 열린 KPGA클래식(총상금 7억 원)에서다.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8개를 쓸어 담아 16점을 획득, 선두에 자리했다.

이 대회는 KPGA투어 유일의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으로 치러지고 있다. 파를 기록하면 0점, 버디는 2점, 이글은 5점, 앨버트로스는 8점이 주어진다. 반면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상은 모두 -3점이 배점된다.

당연히 올 시즌 가장 많은 버디를 잡고 있는 옥태훈에게 유리한 경기 방식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아니다고 손사래를 친다. 라운드를 마친 뒤 옥태훈은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버디를 해야 한다는 심적 부담이 커 특히 퍼트가 쉽지 않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럼에도 첫날 성적이 예상보다 좋은 건 생각을 바꿨기 때문이다. 그는 “점수를 생각하지 않고 스트로크 플레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다”라며 “또 실수를 줄이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선전 원동력을 설명했다.

이날 옥태훈은 3차례 그린 미스가 있었으나 모두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전체적으로 샷감이 좋았는데 특히 아이언샷은 발군이었다.

이날 10번 홀(파4)에서 출발한 옥태훈은 10번 홀부터 12번 홀(파3)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샷 오브 더 데이’로 손색이 없는 12번 홀 16m 가량의 버디 퍼트 성공으로 상승세를 탔다.

전반에 5타를 줄인 옥태훈은 후반 들어 2번 홀과 5번 홀(이상 파4), 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오전조로 출발한 선수 중에서 가장 상위로 라운드를 마쳤다.

옥태훈은 프로 데뷔 이후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에서 1승이 있지만 KPGA투어에서는 아직 우승이 없다. 그 우승은 공교롭게도 제주 롯데스카이힐CC에서 열린 대회서 거둔 것이었다.

그는 “그동안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대회 성적이 좋았다”라며 “제주도 골프장 환경을 좋아한다. 마운틴 브레이크도 잘 읽는 편이다. 제주에서 가장 마운틴 브레이크가 심한 제주 롯데스카이힐CC에서 우승한 게 그 증거”라며 “바람에 대한 대처도 효율적으로 하는 편이다”고 제주에서 강한 이유를 설명했다.

예선 통과를 목표로 잡고 있다는 옥태훈은 시즌 초반 상승세는 지난 1월에 출전했던 아시안투어 2개 대회서 컷 탈락한 것이 오히려 약이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동계 전훈 때 공이 너무 안맞았다. 기존 페이드 구질을 좀 더 안전하게 하려다 샷이 무너졌다. 그리고 아시안투어 2개 대회서 컷 탈락하면서 자신감까지 잃었다”라며 “염동훈 프로와 다시 한번 샷을 점검하고 김종필프로님의 조언을 통해 샷감이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옥태훈은 골프 감각만 놓고 본다면 투어 최고다. 다만 연습을 게을리하면서 감각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감각이 그닥 뛰어나지 않다”고 손사래를 친 그는 “하루에 1000개 이상의 연습볼을 치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누구와 비교해고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많은 연습을 한다”고 했다.

옥태훈은 “올 시즌도 그렇고 그동안 너무 공격적 플레이를 하다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라며 “그런 실수만 줄이자는 마음으로 이번 대회에 임하고 있다. 그리고 시즌 목표는 여전히 3승 이상이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제66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 우승자 최승빈(24·CJ)가 13점을 획득, 2위에 자리했다. 투어 통산 4승이 있는 함정우(30·하나금융그룹)가 11점으로 3위, 투어 5년차 박효승(24)이 10점으로 4위에 자리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