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김문수 대선 후보가 긴급 기자 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가 제시한 단일화 로드맵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낸 데 대해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려 한다” “한심하다”라며 극렬히 비난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저분이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민주화 투사인지, 세 번의 국회의원과 두 번의 경기도지사 그리고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우리 당의 중견 정치인인지 의심이 들었다. 정말 한심한 모습”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전날 당원 대상 여론 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정당은 당원들의 의사를 받들어야 한다. 정당은 정치적 결사체다. 당의 주인인 당원들의 뜻을 받드는 것이 정치인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80%가 넘는 당원이 단일화하라, 그것도 후보 등록 전에 하라고 준엄한 명령을 내렸다. 김 후보는 이에 따르면 된다”라면서 “김 후보 스스로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 대행 국무총리와 전당대회 직후 바로 단일화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런데 이제 와서 한 전 대행을 끌어들이는 것이 지도부 책임이라는 것인가. 당 지도부가 그렇게 힘이 있으면 대선에 나가지 관리를 하겠나. 수많은 국민과 당원들을 움직일 힘이 당 지도부에 있었다면 제가 대선에 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의 제안이 일방적인 강요는 아니다. 본인이 약속한 것을 지키라고 얘기하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 과거의 용기와 신념을 되찾아 단일화에 앞장서주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 후보가 한 전 대행과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당 지도부가 미리 움직였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한 전 대행은 (당 지도부가 아니라) 당원과 국민이 끌어낸 것이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한 전 대행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면 한 전 대행이 (대선에) 나왔겠냐”라면서 선을 그었다.
앞서 김 후보는 이날 오전 대선 캠프를 차린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긴급 기자 회견을 열고 “일주일간 선거 운동을 하고 다음 주 수요일에 방송 토론을, 목요일과 금요일에 여론 조사를 해 (이긴 후보로) 단일화하자”라며 당 지도부의 11일 이전 단일화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