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는 절대 팔지 않는 곳도 있다(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 “절대 안 된다는 말은 절대 하면 안 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카니 캐나다 신임 총리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뼈 있는 발언을 주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캐나다에 관세 부과를 선포하고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양국 간에는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카니 총리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부동산에 대해 잘 알겠지만, 매물이 아닌 곳도 있다”며 “캐나다는 팔리지 않을 것이다. 절대 팔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는 웃으면서 “우리가 앉아 있는 이곳(백악관 집무실)이나 대통령께서 최근에 방문했던 버킹엄궁 같은 곳”을 예로 들었다.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트럼프의 경력을 언급하며 캐나다가 결코 미국에 병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도 웃으면서 “그건 맞는 말”이라고 했다.
카니에 앞서 트럼프는 캐나다 편입 발언에 대해 “난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지만, 춤을 추려면 두 사람이 필요하다”며 “누군가가 그걸 논의하고 싶어 하지 않는 한 우리가 그걸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는 기자들이 캐나다의 미국 51번째 주 편입 주장에 재차 질문하자 “시간이 지나 봐야 알겠지만 ‘절대 안 된다’는 말을 절대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전반적인 대화는 우호적으로 진행됐다. 트럼프는 회담에서 카니 총리의 최근 선거 승리를 소개하면서 “난 아마 내가 그에게 일어난 최고의 일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그의 승리가) 완전히 내 공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카니 총리는 지난 3월 자유당 대표로 선출됐고, 자유당은 지난달 28일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했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과 캐나다 편입 발언에 대해 카니가 강력하게 비판하며, 반(反)트럼프 정서를 결집한 효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는 이와 관련해 “그의 정당은 크게 지고 있었는데 그는 결국 이겼다”며 “아마 정치 역사상 최대의 컴백일 텐데 어쩌면 나의 컴백보다도 클 수 있겠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카니에게 한마디 하겠냐고 권했고, 카니는 “긴장하고 있다”고 농담했다. 카니도 트럼프 앞에서 그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를 향해 “대통령의 환대에 감사드리고, 무엇보다도 당신의 리더십에 감사드린다”며 “대통령은 경제와 미국 노동자들, 국경 안보, 펜타닐·기타 마약과의 전쟁 종식, 세계 안보 확보에 집중하는 변화의 지도자”라고 극찬했다.
트럼프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일시적인 협정이며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뜻도 밝혔다. 카니도 “바뀌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회담 공개 끝부분에 “나는 또 다른 사람과는 작은 충돌이 있었지만, 이번 대화는 아주 우호적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고성 충돌과 이번 회담을 비교한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어 취재진이 마크 총리가 전임자인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보다 거래하기 쉬운가?”라고 묻자 트럼프는 “그렇다. 나는 이 사람이 마음에 든다”라고 했다.
트럼프는 회담 뒤에 “카니 총리를 ‘주지사’라고 부르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카니와의 회동이 훌륭했고, 강력한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전임 트뤼도 전 총리에 대해서는 미국의 51번째 주지사라고 조롱해왔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