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한화 이글스가 완벽에 가까운 투타 밸런스를 갖추면서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한 달 동안 두 번의 8연승을 달성하는 반전을 일궈낸 끝에 KBO리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2018년 이후 7년 만의 가을야구를 바라는 한화 팬들의 꿈도 점점 부풀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5 KBO리그 경기에서 3대 1로 승리했다. 이로써 8연승을 달린 한화는 23승 13패를 기록, 전날부터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LG 트윈스와 공동 1위를 유지했다. LG도 이날 두산 베어스를 5대 1로 꺾었다.
한화는 지난달 9일만 해도 5승 10패로 리그 꼴찌 팀이었다. 그러나 한 달 새 압도적 승수 쌓기로 순위를 매섭게 끌어올렸다. 최근 21경기 성적은 18승 3패다. 지난달 13일부터 23일까지 8연승을 거둔 뒤 2연패를 당했지만 다시 한 번 8연승을 내달리며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선발진은 2점대, 불펜진은 1점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 주춤했던 타선은 1할에서 2할 후반대까지 타율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투타 균형을 이룬 한화는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변모했다. 한화는 최근 21경기 중 선취점을 낸 12경기에서 11승 1패를 기록했다. 선제점을 내준 9경기에서도 7승 2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이날도 한화는 ‘이기는 힘’을 보여줬다. 토종 에이스 류현진은 5이닝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4승(1패)째를 챙겼다. 4사구 3개와 안타 4개를 내주며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동료들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한화는 5회 최재훈과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연속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6회에는 2루타로 출루한 노시환이 후속 타자들의 희생 번트와 땅볼로 홈을 밟아 쐐기 득점을 올렸다.
류현진에 이어 박상원과 김범수, 정우주, 조동욱, 한승혁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한승혁은 전날 마운드에 섰던 마무리 김서현을 대신해 경기를 매듭지으며 시즌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한화의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올 시즌 한화는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 엄상백, 문동주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발진을 갖춘 데다 세이브 1위(11개)의 마무리 김서현까지 보유하고 있어서다.
한화가 시즌 30경기 이상 소화한 시점에 1위 자리에 오른 건 2007년 이후 18년 만이다. 1만7000석의 대전 구장은 팬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듯 시즌 15번째 매진을 달성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