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당에서 끌어내리려 해… 후보 일정 중단”

입력 2025-05-06 16:19 수정 2025-05-06 17:46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6일 대구·경북 방문 도중 돌연 후보 일정 중단을 선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조속한 단일화를 압박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김 후보를 만나기 위해 대구로 향하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일정을 중단했다. 한 후보도 이날 저녁 대구에서 김 후보를 만날 계획이었으나 결국 무산됐다.

김 후보는 이날 경북 경주 APEC 준비지원단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라며 입술을 뗐다. 그는 “저는 국민의힘 후보로서 대선 승리를 위한 비전을 알리는 데 온 힘을 쏟았다”며 “단일화에 대한 일관된 의지도 분명하게 보여드렸고 지금도 단일화에 대해 한결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하지만 당이 대선후보에 대한 지원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습적으로 전국위와 전당대회도 소집했다”며 “이것은 당 지도부가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를 겨냥해 “두 번씩이나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당에서 당 대선후보까지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럴 거면 경선을 왜 세 차례나 했나”라며 “그래서 저는 후보로서 일정을 지금 시점부터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서울로 올라가서 남은 여러 가지 현안 문제에 대해서 깊이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 일정에 따라갔던 김대식·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밤늦게 (서울에) 도착하기 때문에 오늘 의원총회는 참석할 수 없고 따로 의원총회를 열면 참석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권영세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구로 오고 있는데 대구 일정은 일단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자신을 만나기 위해 이동 중인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일정을 취소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김 후보가)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대구로) 내려오는 건 알고 계셨다”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가) 혼자 고민하고 혼자 시간을 가지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나온 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김 후보와 만나 단일화 논의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었다. 그러나 김 후보가 돌연 일정을 전면 중단하면서 다시 서울로 발걸음을 돌리게 됐다. 대구 동성로에서 김 후보를 만나려 했던 한 후보도 일정을 취소했다.

구자창 기자, 경주=성윤수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