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도엽, 6타차 대역전 드라마로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대상에 도전하겠다”

입력 2025-05-04 17:21
4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CC에서 막을 내린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문도엽이 아내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회조직위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했다.

선두에 6타 뒤진 공동 21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문도엽(33·DB손해보험)이 대역전 드라마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4승째를 거뒀다.

문도엽은 4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CC(파71·7054야드)에서 제44회 GS칼텍스 매경오픈 골프대회(총상금 13억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8개를 쓸어 담아 8언더파 63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문도엽은 공동 2위인 김백준(24·팀속초아이), 이정환(33·우리금융그룹), 재즈 와타나논(태국)의 추격을 3타 차이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 상금 3억 원을 획득했다.

지난해 12월에 결혼한 문도엽은 2022년 9월 DGB금융그룹오픈 이후 2년 8개여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한골프협회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으로 개최하는 메이저급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KPGA 투어 5년, 아시안투어 2년 출전권을 보너스로 획득했다.

4조로 출발한 문도엽의 우승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대이변이었다. 전반에 2타 밖에 줄이지 못했을 때만 해도 리더보드 첫 장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그러나 후반 들어 11∼14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으며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선두로 올라선 문도엽은 본래 파5홀이었다가 파4홀로 세팅된 16번 홀(파4)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그린 밖 약 12m 거리에서 친 세 번째 칩샷이 그대로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

기세가 오른 문도엽은 이 대회 전통의 승부처인 18번 홀(파4)에서도 2m 가량의 버디를 성공시켜 1타 차 선두로 챔피언조보다 1시간 30분 가량 먼저 대회를 마쳤다.

문도엽이 경기를 마쳤을 때 1타 차 2위였던 와타나논이 13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2타 차이가 됐다. 13, 14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1타 차로 바짝 추격했던 캐나다 동포 신용구가 17번 홀(파3) 보기에 이어 마지막 홀에서 6타를 잃는 섹튜플보기를 범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문도엽의 우승이 사실상 확정됐다.

문도엽의 우승으로 이 대회의 한국 선수 우승은 2004년 마크 캘커베키아(미국) 이후 21년 연속으로 이어졌다.

문도엽은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 더할 나위 없이 기분이 좋다”며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하면 최소한 연장전은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16번 홀 칩인 버디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우승 원동력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12월 결혼한 아내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문도엽은 “저만큼 바쁜 사람인데도 항상 식사를 챙겨주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좋은 얘기도 많이 해준다”라며 “그 덕분에 안 될 때는 덜 안되고 잘될 때는 더 잘 된 것 같다”고 아내 자랑을 했다.

통산 4승 중 처음으로 부모님이 지켜 보는 가운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문도엽은 “전에 우승할 때는 부모님이 안 오셨는데, 여기는 집 앞이라 처음 부모님 앞에서 우승하니 기분이 다르긴 하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제 우승도 했으니 대상을 노려야 될 것 같다”면서 “대상을 타려면 3승은 해야 할 것 같은데 남은 대회도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KPGA투어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우승자인 김백준은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쳐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는 올 시즌 출전한 3개 대회에서 우승-공동 10위-공동 2위 등 모두 ‘톱10’에 입상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8위로 선전한 2009년생 아마추어 국가대표 안성현(신성고1)은 이날 13타를 잃고 공동 66위(최종 합계 9오버파 293타)로 대회를 마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