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색깔이니까 뽑는다고 하면, 정치인들이 왜 국민을 위해 일하겠습니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4일 경북 영주와 예천, 충북 단양과 제천, 강원 영월을 잇달아 방문해 “지역이나 정당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충직하게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관성적인 투표에서 벗어난 선택을 호소했다.
이 후보는 지난 1일부터 시작한 ‘골목골목 경청투어’을 나흘째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의 전통적 열세 지역인 경북과 충북, 강원을 돌며 직접 민심을 듣고 지지 기반을 넓히려는 행보다.
이 후보는 첫 방문지인 경북 영주에서 시민들의 환호 속에 “이제 경북에도 햇살이 비치는 겁니까?”라며 웃으며 인사했다. 이어 “지역이 어디든 색깔이 어떻든 진짜 중요한 건 우리 국민의 삶”이라며 “정당이나 지역, 색깔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충직하게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치인들은 본질적으로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데, 당의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고 믿으면 무엇 때문에 자기가 가지고 있는 권력을 국민을 위해 쓰겠냐”며 “투표가 총알”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방문지인 예천 도청 신도시에서는 분식집에서 주민 간담회를 열고 지역 현실을 청취했다. 주민들은 공공기관 입주율 저조, 대형병원 부재, 상가 침체 등으로 정주 여건이 무너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상인은 “7억원에 분양받은 상가가 1억에도 팔리지 않는다”고 했고, 또 다른 주민은 “입주 의향 밝힌 기관들도 60%밖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균형발전도 해야 하고 또 기회가 공정해야 한다. 기회 공정의 핵심이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자원을 어디에 배분하느냐의 문제다. 그것이 바로 국민 삶을 통째로 결판 짓는 일”이라며 “기회를 공평하게 나누고 결과도 조금씩이라도 줄여가는 세상, 그래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충북 단양 구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마늘빵, 떡갈비, 더덕 등을 직접 구매했다. 그는 단상에 올라 “대통령은 나라의 통치자도 아니고 지배자도 아닌 국민의 대리인”이라며 “그 대리인이 충직하게 국민과 국가를 위해 제대로 일하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나라, 자식들 마구 낳아서 행복하게 더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그런 꿈을 키울 수 있는 세상이 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가리키는 대로 이 나라는 흘러가게 될 것”이라며 “여러분이 세상의 주인이고, 여러분의 뜻이 제대로 관철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꼭 만들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강원 영월 서부시장도 방문해 국민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언제나 위기를 국민의 힘으로 이겨냈다”며 “민주공화국이 위기를 겪게 하는 반란과 내란도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는 함께 손잡고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됐다”고 했다.
이날 마지막 방문지인 충북 제천 의림지에서는 상대를 배제하거나 소멸시키려는 정치 문화를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정말 이제는 그만 싸웠으면 좋겠다”며 “정치는 이해관계가 달라서 본질적으로 다툼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너는 죽고 나만 살아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기반 위에서 토론해야 하며, 상대를 절멸시키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영주·예천·단양·제천·영월=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