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미뤘던 시즌 첫 승을 예약했다.
셰플러는 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근교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 바이런 넬슨(총상금 990만 달러)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쳤다.
중간합계 23언더파 190타를 기록한 셰플러는 공동 2위인 애덤 섕크(미국)와 에릭 판루옌(남아공)의 추격을 8타 차로 여유있게 제치고 사흘 내내 선두를 지켰다. 이변이 없는한 셰플러의 시즌 첫 우승은 사실상 떼논 당상이다.
셰플러는 지난해 PGA투어 7승과 파리 올림픽 금메달 등의 맹활약으로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에 당한 손바닥 부상 여파로 작년의 파죽지세 페이스는 아니다. 8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아직 우승은 없다.
그런 셰플러가 고향인 텍사스주 댈러스 팬들 앞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그는 6살 때 댈러스로 이주해 현재까지 거주중이다. 셰플러는 첫 날 코스 레코드에 1타 모자라는 10언더파 61타를 몰아쳐 2타차 선두에 자리했다.
지난주 세계랭킹 ‘톱10’ 중 유일한 출전자인 셰플러는 2라운드에서도 8타를 줄여 2위권과의 격차를 6타 차이로 벌리면서 선두를 질주했다. 이 대회 36홀 최소타(124타) 기록에 이어 이날 5타를 더 줄여 54홀 최소타 기록도 갈아 치웠다.
최종 라운드에서 1타 이상만 줄이면 2023년 제이슨 데이(호주)가 세운 대회 72홀 최소타(261타)도 경신하게 된다.
한국 선수 가운데 임성재(26·CJ)가 가장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재는 이날 4타를 줄여 공동 13위(중간합계 11언더파 202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개막전 더 센트리 3위, 마스터스 공동 5위에 이어 시즌 세 번째 ‘톱10’ 입상이 기대된다.
임성재는 “시작이 좋지는 않았지만 롱 버디 퍼트도 한번 들어가고 버디 쳐줘야 할 때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잘 탔다. 후반에도 보기와 버디가 여러 번 있었지만 그래도 4언더라는 스코어가 마음에 든다”라며 “내일도 버디를 많이 하고 보기를 안 했으면 좋겠다. 한 타 한 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시우(29·CJ)도 4타를 줄여 공동 23위(중간합계 10언더파 203타)에 자리하며 시즌 두 번째 ‘톱10’을 바라보게 됐다. 김시우는 RBC헤리티지에서 공동 8위에 입상한 바 있다.
김시우는 “전반에 조금 바람이 많이 불어서 어렵게 출발했다. 그래도 잘 페이스를 찾아오면서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좋은 마무리를 했다”라며 “퍼트 지난 이틀 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안 됐다. 오늘 퍼트가 많이 들어가진 않았어도 그래도 느낌이 와서 내일 기대가 된다. 차분하게 출발하면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병훈(33·CJ)은 이날 3타를 잃는 부진 끝에 68위(중간합계 2언더파 211타)로 밀렸다. 김주형(22·나이키)는 컷 탈락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