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윈예술단 공연 ‘사이비’ 논란…교계·지역사회 반발 확산

입력 2025-05-04 09:30 수정 2025-05-04 09:30
국민일보 DB

중국 당국과 한국교회 주요 교단에서 사이비로 규정한 ‘파룬궁’과 연루된 션윈예술단 공연을 두고 지역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공연 시설 대여 문제로 법적 분쟁이 발생하는가 하면, 공연 반대 집회 등 반발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는 모양새다. 교계는 “중국 전통문화를 복원·전승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공연 내용은 특정 종교 교리를 예술 형식으로 포장한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며 관람 자제를 요청했다.

4일 교계에 따르면 션윈예술단은 오는 10일까지 대구를 비롯해 강원대, 경기도 과천시민회관 등에서 한국 내한 공연을 진행한다. 지난 2014년에 이은 두 번째 내한 공연이다.

션윈예술단은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공연단체로 창작 무용, 민족 무용 공연을 중심으로 하는 예술 단체로 알려졌다. 하지만 단원 대부분이 파룬궁 수련자임을 내세우며 정치·종교적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됐다.

실제 션윈예술단은 소개 글에서 “션윈의 많은 단원은 파룬궁을 수련하고 있다”며 “파룬궁은 평화로운 명상 수련법이지만 1999년부터 중국 공산당의 박해를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이 가슴 아픈 이야기도 무대에 담았다”며 “무신론 정권의 폭압 속에서 우리의 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션윈예술단의 공연이 단순 예술 공연이 아닌 종교적 세계관을 통한 선전 활동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파룬궁이 이단 사이비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점이다.

예장합신은 2018년 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사이비종교로 지정했다. 예장합신은 “파룬궁 창시자 이홍지 자신이 삼위일체로 자신을 구원자로 내세우며, 파룬궁 수련자만이 천국에 간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파룬궁은 창시자를 살아있는 부처로 여기고 종말론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사회는 이 같은 종교적 문제와 안전 등의 사유로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강원대는 7일 춘천 공연장으로 예정된 백령아트센터 대관관객 안전 문제를 이유로 취소 통보했다. 하지만 주최 측은 이에 법원에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은 보증보험증권 첨부 또는 5000만원 공탁을 조건으로 인용했다.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경기도 과천시 기독교계는 반대 집회를 예고했다. 과천지킴시민연대(대표회장 장현승 목사)는 오는 10일 과천 공연장 일대에서 반대 집회를 연다. 집회에는 예장합신과 국내 이단 상담소 등 6개 단체가 참석한다. 이들은 행사 중단이 아닌, 공연의 실질적 메시지와 포교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 목적을 뒀다. 추후 공연장 대관 심사 과정에서 지역사회 혼란 방지 등이 고려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국내 최대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김종혁 목사)은 산하 교단들에 공식 문서를 보내고 관람 자제를 요청했다. 한교총은 “공연은 관객에게 종교적 성격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채 문화예술이라는 외형을 통해 신념체계를 전달하는 이른바 ‘위장 포교’의 전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션윈예술단 측은 “중국의 전통문화를 복원하는 순수예술단”이라며 “기공과 명상을 기반으로 한 전통 수련 체계로서 특정 신앙이나 종교가 아니라 윤리적 자기 계발을 위한 자유로운 수련 공동체”라고 반박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