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발 이기자’는 생각으로 왔어요. 부담감도 많이 느꼈고요.”
홈스탠드 경기에서 승리한 젠지 김정수 감독은 안도의 한숨부터 내쉬었다.
젠지는 3일 수원 영통구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2라운드 경기에서 디플러스 기아에 2대 0으로 이겼다. 이로써 10승0패(+17)가 됐다.
젠지가 디플 기아를 원정팀으로 초청해 개최하는 로드쇼 형식의 경기였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우리가 모든 경기를 이길 순 없다. 언젠간 지겠지만 그게 오늘이어선 안 된다”며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였던 김 감독은, 승자 인터뷰에서 비로소 평소의 기운을 되찾은 듯했다.
김 감독은 “젠지의 홈스탠드 경기였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여서 부담감도 많이 느꼈다. 이렇게 2대 0으로 승리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정규 시즌 경기인데도 결승전을 치른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평소보다 더 긴장한 채로 경기를 치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밴픽과 전략, 플레이가 어우러져 만든 승리다. 김 감독은 “1세트는 티어가 높은 럼블을 먼저 뽑았다. 탈리야로 운영을 할 수 있게끔 판을 짰다”고 말했다. 이어 “2세트는 밸류에 초점을 맞췄다. 초반에 불리할 때도 있었지만 선수들이 잘해줬다”면서 “콘셉트에 맞춰 이겼다”고 덧붙였다.
디플 기아가 이날 2세트에 레드 사이드를 선택한 까닭에 자신들의 밴픽을 급격히 수정했다고도 밝혔다. 김 감독은 “(2세트에 맞춰) 레드 밴픽을 짜놨다”라며 “다행히 블루로 했던 1세트와 밴픽의 틀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가 탑 티어로 생각하는 챔피언들을 다시 뽑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잡기 위해 젠지 선수단은 솔로 랭크보다 게임 시뮬레이션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까지 했다. 김 감독은 “현재 라이브 버전과 대회 버전이 다르다. 유충도 한 번 등장하고 아타칸도 바뀌었다. 시즌 중에 엄청난 패치가 진행된 것”이라면서 “솔로 랭크도 선수들 경기력에 영향을 끼칠까 봐 최대한 자제했다”고 밝혔다.
그는 “(패치 버전이 다르니까) 너무 많이 솔로 랭크를 돌리는 것도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차라리 선수단끼리 경기 양상을 시뮬레이션하려고 했다. 홈스탠드가 워낙 중요해서 여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패치 버전은 아직 패치 노트만 읽어본 수준이다. 오늘부터 선수들과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젠지는 오는 8일 농심 레드포스와의 2라운드 경기부터 새로운 패치 버전으로 경기를 치른다.
김 감독은 끝으로 “홈스탠드에 찾아와주시고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선수들도 팬분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기(氣)를 많이 받았다. 이 기세를 이어나가서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