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 14개 구단의 한해 농사를 좌우할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드래프트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민 ‘새 얼굴’ 가운데 ‘대어급’은 없다는 평가다. 레오, 투트쿠 등 ‘경력직’들의 재계약 여부에 더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5일부터 10일까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025 KOVO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를 실시한다.
올해는 남자부 135명, 여자부 72명으로 총 207명의 선수들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구단의 평가를 거쳐 남녀부 각각 상위 40명의 선수를 선별했고, 이들 중 남자부 39명, 여자부 37명이 이스탄불 트라이아웃 현장에 참석하기로 했다. 재계약 신청자(남자부 3명, 여자부 6명)까지 포함하면 최종적으로 남자부 42명과 여자부 43명이 구단의 선택을 기다린다.
직전 시즌 V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원소속 구단에 우선 지명권이 부여되며, 구단은 선수와 체결한 계약서를 드래프트 전날(5월 8일 오후 6시, 현지시간)까지 연맹에 제출해야 한다. 여자부 GS칼텍스는 일찌감치 실바와 재계약하면서 3시즌째 동행을 이어가기로 했다.
남자부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엔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도 포진해있다. 불가리아 국가대표 데니슬라브 발다로브, 쿠바 국가대표이자 쿠바 리그 최우수 아웃사이드 히터 야세르 라미레즈 등이 눈길을 끈다. 아포짓 포지션에선 일본 사카이 블레이저스 소속 206㎝의 쉐론 베논 에반스(캐나다), 브라질과 일본 리그를 경험한 207㎝의 하파엘 아라우죠(브라질) 등이 기대를 모은다.
여자부에선 독일 1부리그에서 뛰며 독일컵 우승을 경험한 190㎝의 아웃사이드 히터 빅토리아 데미도바(러시아), 2021 발칸 챔피언십 U-19 베스트 아웃사이드 히터 193㎝의 반야 사비치(세르비아), 직전 시즌 루마니아 수퍼컵 MVP에 빛나는 아포짓 이우나 자도로즈나이 등이 기대주로 꼽혔다.
익숙한 얼굴들도 가득하다. 남자부에선 직전 시즌 부상으로 이탈했던 마이클 아히(네덜란드), 루이스 엘리안(쿠바),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쿠바/이탈리아) 등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여자부에선 2021-2022시즌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던 한국계 미국인 레베카 라셈(미국)을 비롯해, 직전 시즌 대체 외인으로 흥국생명에서 뛴 윌로우 존슨(미국)과 페퍼저축은행의 바르바라 자비치(크로아티아) 등이 재취업에 도전한다.
그러나 이미 기량이 검증된 선수들에 견주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이번 드래프트에선 새로이 도전한 선수 중 대어급 자원은 없는 편”이라며 “구단들이 기존에 V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을 우선순위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특히 지난 시즌 봄배구에서 맹활약한 남자부 레오와 비예나, 여자부 투트쿠와 모마의 재계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라고 해서 차기 행선지를 장담할 순 없다. V리그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레오 역시 마찬가지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드래프트에 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드래프트에선 기존 구단들이 예상을 깨고 우선 지명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리그 판세가 크게 달라졌다. 당시 OK저축은행과 재계약을 맺지 못한 레오는 현대캐피탈로 향했다. 요스바니도 당시 소속팀 삼성화재가 재계약을 포기해 대한항공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