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은(21·SBI저축은행)과 방신실(21·KB금융그룹)은 KLPGA투어를 대표하는 롱히터다.
둘은 올 시즌 드라이버 비거리 부문 1,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작년에 신인상 포인트 2위로 아쉽게 신인왕을 놓친 이동은 올해 출전한 5개 대회에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를 263.1443야드 찍었다.
올 시즌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우승 등 통산 3승을 거두고 있는 방신실의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60.9572야드다.
둘은 장타를 앞세워 올 시즌 초반 가파른 상승세다. 방신실은 이미 1승을 거둬 대상과 상금 순위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동은은 우승은 없지만 2차례 ‘톱5’ 입상으로 대상 포인트 11위, 상금 순위 14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동은과 방신실의 장타 대결은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리스에프앤시 제47회 KLPGA챔피언십(총상금 13억 원)에서도 이어졌다. 2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CC 산길-숲길코스(파72·6605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두 선수는 나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동은은 이날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4개를 잡아 3언더파 69타를 쳤다.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를 기록한 이동은은 단독 선두로 반환점을 돌았다(오후 3시40분 현재).
이에 뒤질세라 방신실은 보기는 1개로 틀어 막고 버디 6개를 골라 잡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를 기록한 방신실은 이동은을 1타 차이로 추격중이다.
이동은은 4개의 버디 중 3개가 파5홀에서 나왔다. 반면 방신실은 파5홀 중 버디가 7번 홀에서 잡은 게 유일했다. 4개의 파5홀이 모두 2온이 되지만 앞바람이 불어 시도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동은이 파5홀에 많은 버디를 잡은 것은 웨지샷 덕이었다.
이동은은 라운드를 마친 뒤 “2온은 7번 홀에서 한 번만 시도했다. 다른 파5 홀은 (앞바람 때문에) 위험 부담이 있다고 봤다”라며 “지금 100m 안쪽 웨지샷 자신감이 많이 올라와 있어 투온 보다는 웨지 공략으로 전략을 바꿨다”고 말했다.
방신실도 “7번 홀에서만 2온 시도를 했다. 11번 홀과 15번 홀도 투온 시도를 할 수 있는데, 오늘 맞바람이 불어서 투온 시도를 못했다”라며 “날씨 상황이 따라 준다면 투온 시도를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동은은 작년 드라이버 비거리가 254.1401(3위)였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10야드 가량 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동은은 “지난해보다 비거리가 늘었다. 일부러 늘리려고 하진 않았는데, 웨이트랑 코어 운동을 많이 했다”라며 “그 결과 스윙이 견고해지면서 정확도와 비거리가 더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2년에 국가대표로 한솥밥을 먹은 ‘친구’ 방신실과의 비거리 경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동은은 “의식이 안된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골프가 거리가 전부는 아니기 때문에 적당히 힘 조절을 하면서 내 페이스 유지하려고 한다. 그래도 지금 1위를 달리고 있으니 장타 1위를 욕심내볼만 한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대회 코스는 장타 친화형이다. 코스 전장이 길지 않아 파5홀은 2온 시도가 된데다 파4홀도 웨지샷으로 두 번째샷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동은은 “페어웨이도 넓어 티샷 거리가 많이 나가면 2온 시도가 가능해 장타자에게 유리한 건 분명하다”라며 “파4 홀에서도 짧은 채를 많이 잡을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방신실도 “짧은 웨지 샷도 많이 남고, 파5에서 2온 시도할 수 있는 홀이 있어서 유리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개인적으로 웨지 샷이나 짧은 아이언을 잡고 스핀을 많이 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둘은 남은 이틀간 트레이드 마크인 장타를 앞세워 우승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은은 “1, 2라운드 처럼 내 페이스대로 샷감을 유지하는데 애쓸 것이다. 주변 상황에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고 남은 이틀간 경기에 대비한 전략을 밝혔다.
방신실은 “좋은 기억이 많은 대회”라며 “2라운드까지 상위권에 남아 있는 만큼 남은 이틀도 최대한 공격적으로 플레이해서 많은 타수를 줄이도록 하겠다”고 우승 전략을 밝혔다.
양주(경기도)=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