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4개월째 2%대… 가공식품·외식물가 ‘쑥’

입력 2025-05-02 11:26

소비자물가가 4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모두 2% 근방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5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1% 올랐다. 앞서 1월(2.2%) 2월(2.0%) 3월(2.1%)에 이어 4개월째 2%대를 기록 중이다. 2%대 물가상승률은 정부의 당초 목표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9~12월 4개월 연속 1%대였던 것에 비하면 올해는 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공식품이 4.1% 오른 게 전체 물가를 0.35% 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2023년 12월(4.2%) 이후 16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빵과 커피 물가가 1년 전보다 각각 6.4%, 8.0% 올랐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3~4월 식품업체가 인건비 인상이나 고환율 등으로 제품가를 연이어 올리면서 가공식품 물가가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외식물가도 따라 올랐다. 지난달 외식물가는 3.2% 상승했는데, 지난해 3월(3.4%)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개별 품목 중에서는 외식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치킨(5.3%)과 생선회(5.4%)의 물가 오름폭이 컸다.

수산물 전반의 물가도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1.5% 올랐는데, 수산물과 축산물의 상승세가 특히 컸던 탓이다. 수산물 물가는 기후변화로 인해 어획량이 감소하는 등의 요인으로 6.4% 올랐다. 상승 폭이 2023년 3월(7.4%)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축산물 물가도 도축 마릿수 감소, 수입 돼지고기 상승 영향으로 4.8% 오르며 2022년 7월(6.1%) 이후 3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무(59.4%)와 고등어(11.6%), 돼지고기(6.8%) 물가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석유류 물가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 등 영향으로 1.7% 감소했다. 고환율 기조는 이어지고 있지만 국제 유가 하락 등 영향에 지난해 11월(-5.3%) 이후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은은 당분간 물가 상승률이 2%대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유가 하락, 낮은 수요 압력 등 물가 하방 요인과 높아진 환율 수준 등 상방 요인이 상쇄되고 있다”며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이 모두 당분간 2% 근방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