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1일 더불어민주당이 최상목 경제부총리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자 “분풀이식 보복 탄핵”이라며 규탄했다. 민주당은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발의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장 밖 로텐더홀에서 “민생을 위한 추경안을 처리하는 본회의에서 웬 탄핵인가”라며 “이재명 세력의 탄핵이 놀랍진 않지만 오늘 같이 급발작하는 탄핵 폭주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국민들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민주당 의원들까지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런데 친이재명 친위부대가 화풀이하듯 탄핵안을 들고 나와 오늘 국회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유는 단 하나, 피고인 이재명, 범죄자 이재명이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받아서다”라며 “‘아버지 이재명’이 머리끝까지 화가 난 나머지, 170명의 아들·딸들에게 아버지를 위해 경제부총리와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을 부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는 속담이 있듯, 어디서 화풀이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미래를 위한 국회가 이재명이 화풀이하는 장소인가”라고 반문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게 과연 정상 국가인가. 독재이자 비정상 국가”라며 “이게 바로 내란이다. 이재명 세력은 마음에 안 들면 탄핵하고 때려 부수는 내란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화풀이로 사람을 때려선 안 되는 것처럼 화풀이로 공직자를 직무 정지시켜선 안 된다”며 “아무리 탄핵으로 화풀이해도 피고인 이재명, 범죄자 이재명은 유죄다. 전과 4범을 넘어 5범이 될 범죄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원내대표는 탄핵안을 상정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서는 “국회를 난장판, 입법 독재의 장, 파탄의 장으로 만든 50%의 책임은 우원식 의장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존심도 없고, 품격도 없고, 오로지 이재명 눈치만 보는 우원식 의장 당신을 입법부 수장으로 둔 우리가 창피하다”며 “하루빨리 사퇴하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은 표결에 부쳐졌지만, 표결이 진행되는 중 최 부총리가 즉각 사퇴하면서 불발됐다. 이날 사의를 표명했으나 자정까지 권한이 남아 있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사표를 즉각 수리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우 의장은 ‘투표 불성립’이라고 밝히며 본회의 폐회를 선언했다.
민주당이 이날 갑작스럽게 탄핵을 추진한 것을 두고는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데 따른 보복성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탄핵 추진이 이재명 후보에 대한 대법원 판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노 대변인은 “민주당은 한덕수·최상목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다 한덕수 출마 명분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거취가 확인된 뒤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며 “따라서 탄핵 결단 시점은 한덕수 총리의 사퇴에 연동됐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