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은 5월에는 ‘민주가 온다’를 주제로, 1980년 ‘오월광주’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5‧18사적지 탐방과 도보 투어, 어머니의 산 무등산 체험 등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다채로운 여행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오월의 역사와 예술이 어우러진 ‘광주 명소’
‘전일빌딩245’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광주의 상징적 장소다. 10층에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총탄 흔적을 보존한 공간이, 아래층에는 북라운지, 미디어아트 갤러리, 문화예술 전시공간 등이 조성돼 있다. 하나의 건물 안에서 광주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함께 만날 수 있다. 또 2층 광주관광 오매나하우스에서는 관광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다.
‘국립5·18민주묘지’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산화한 영령들이 잠들어있다. 이곳은 조용하고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민주주의를 향한 염원과 희생의 의미를 깊이 새기게 한다. 광주의 역사와 사람, 이야기를 따라 걷는 시간은 오월의 광주를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국립5‧18민주묘지를 돌아 언덕을 하나 넘으면 ‘망월동 구묘역’이 나온다. 민족민주열사묘지로 불리는 구묘역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이 산화한 희생자들을 급하게 수습해 매장한 곳으로, 1997년 국립5‧18민주묘지가 조성되면서 희생자들의 묘가 이장됐고 현재 가묘 형태로 남아있다. 1980년대 이후 이한열, 김남주, 강경대 등 민주열사와 노동열사 등이 잠들어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는 5월 한 달간 ‘오월문화주간’이 펼쳐진다. ‘오월 이야기 퍼즐’, ‘가슴에 묻은 오월 이야기’, ‘ACC 평화이야기 보관소’ 등 다양한 전시‧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예술을 통해 만남으로써 색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광주극장’은 지역 대표 명소 중 한 곳이다. 1935년 문을 연 이곳은 9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자리를 지켜온 전국 유일의 단관(單館)극장으로 알려져 있다. 광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는 누구나 한 번쯤 추억을 간직한 공간으로, 시간의 흔적과 정서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특별한 장소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에서 극 중 관식의 딸 금명이 광주극장에서 매표 아르바이트를 하는 장면이 등장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과거와 현재가 함께 숨 쉬는 광주극장은 오월 광주의 감성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안성맞춤의 공간이다.
◇‘소년의 길’ 따라 걷는 오월 광주의 기억
광주시는 시대정신으로 부상한 광주의 민주‧인권‧평화의 정신을 되짚어보고, 오월 그날의 소년이 돼 역사적 현장을 함께 걸어보는 투어 ‘소년의 길’도 운영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모티브로 한 ‘소년의 길’ 투어는 광주의 민주화 역사를 따라 걷는 테마관광상품이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과 학생들이 남긴 흔적을 따라 민주·인권·평화의 정신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여정이다.
옛 전남도청, 민주광장, 전일빌딩245, 옛 적십자병원, 광주천변, 국립5·18민주묘지, 광주극장, 지역독립서점 등을 방문한다. 투어 예약 방법과 문의 연락처는 ‘광주관광’ 누리집 광주방문의해-특화관광상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오는 5월 16일부터 30일까지 ‘소년의 길’ 주요 지점과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소년버스’를 운행한다. ‘광주투어버스앱’을 통해 버스를 호출해 원하는 정류장에서 자유롭게 승‧하차할 수 있다. 걸음이 지칠 때마다 편리하게 ‘소년의 길’과 양림동 일대를 둘러볼 것을 권한다.
이승규 광주시 신활력추진본부장은 “5월은 광주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시기다”며 “광주방문의 해를 맞이해 ‘광주가 왔다, 민주가 온다’라는 슬로건 아래 광주만의 역사와 감성, 문화와 사람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