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이후 한국교회는 어디로?…“교회의 본질 회복과 포용 모색해야”

입력 2025-05-01 16:00 수정 2025-05-01 16:38
김세윤 전 풀러신학대 교수가 1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교회에서 '바울 복음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함의들'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모색하는 기독교 모임이 탄핵 이후 한국교회의 바람직한 모습으로 본질 회복과 사회적 포용 확대를 제시했다.

1일 기독교 비영리단체 액트나우(Act Now·대표 김동일 목사)가 서울 서초구 우면동교회(정준경 목사)에서 제3회 전국대회를 열었다. ‘탄핵 이후 한국 교회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탄핵 이전 양극화됐던 한국교회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의 교회가 보여야 할 모범적인 모습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김세윤 미국 풀러신학대 은퇴교수와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 변상욱 전 CBS 대기자가 강사로 나섰다. 한국교회를 위한 강연자들의 공통적인 제안은 교회의 본질 회복과 포용성이었다.

김 교수는 사도 바울의 복음 안에 숨어있는 경제 사회 정치적 의미를 분석했다. 그는 “바울은 하나님의 복음으로 영생을 얻게 된다고 전했으며 이때 구원받은 의인들은 하나님 안에서 모두 평등하다”며 “복음의 힘은 온갖 차별과 불평등을 폐지하고 그로 인해 초래됐던 불의와 갈등, 불행을 없앤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 참석자가 1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교회에서 김 교수의 강연을 들으며 필기하고 있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롬 14:17)

로마서를 인용한 김 교수는 “당시 로마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로 논쟁했었다”며 “바울은 이러한 상황을 꼬집어 하나님 나라의 통치는 갈등을 극복하고 만민의 기쁨, 평화,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바울을 단순히 모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차별과 억압에 맞서 평화와 기쁨을 추구하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탈기독교 시대의 미래 목회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 정 교수는 “무종교인 비율이 증가하고 기독교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있는 시대에서 교회는 ‘밖으로의 공동체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밖으로의 공동체성은 교회가 사랑 포용과 같은 기독교적 정신을 교회 밖에서 구현하는 공동체 모습을 가리킨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가 1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교회에서 "교회가 밖으로의 공동체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권위주의적이고 비민주성을 줄인 평신도 교회, 사이버 교회, 선교적 교회 등 다양한 형태가 나타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래 목회는 하나님과 이웃사랑 실천이라는 본질을 추구하면서 목회 영역을 적극적으로 넓히고 개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의 발언에 이어 변 기자는 민주주의 관점에서 기독교의 본질을 해석했다. 그는 “기독교에 있어 필요한 것은 아래로부터의 신앙 자유”라며 “교회 가치와 민주주의, 인권을 화합하기 위해 고민하는 것, 관용적 태도와 사회적 연대를 통한 종교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소개했다. 변 기자는 “지금까지 역사를 돌아봤을 때 정치와 종교는 위기 상황에서 손을 잡았다”며 “이는 정치적 의제를 교회로 가져오는 종교의 정치화나 정치적 입장을 교조적으로 바라보는 정치의 종교화라는 부작용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글·사진=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