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는 한국 골프를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했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탱크’최경주(54·SK텔레콤)에 대한 평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 바이런 넬슨에 출전중인 셰플러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대회장인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경주에 대한 평가와 한국 선수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가 특별히 최경주를 언급한 것은 자신이 거주하는 댈러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공통점 때문으로 보인다. 셰플러는 뉴저지주에서 태어났지만 6살 때 텍사스주 댈러스로 이주해 대학까지 다녔다. 그리고 결혼해서도 줄곧 댈러스에서 거주 중이다.
PGA투어서 활동중인 최경주도 미국 진출 후에 댈러스에 보금자리를 잡아 줄곧 생활하고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해 최경주는 더CJ컵 바이런 넬슨 주최사인 CJ그룹에 초청을 의뢰하는 레터를 보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만약 초청이 이뤄졌더라면 최경주의 PGA투어 500회 출전이 완성될 수 있어 아쉬움이 컸다. 그는 현재까지 PGA투어에 498회 출전중이다. 올 시즌 디오픈 출전(시니어 오픈 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이 확정된 상태여서 1개 대회만 출전하면 500회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완성하게 된다.
세플러는 다른 한국 선수들과의 친분도 과시했다. 그는 “지금 PGA투어에는 많은 한국 선수들이 활동중이다. 잘하는 선수들도 많다”라며 “프레지던츠컵에서 한국 선수들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김시우한테는 두 번이나 졌다. 한국 선수들이 이런 활약을 펼치는 게 보기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셰플러는 대회 스폰서인 CJ그룹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골프는 점점 세계적인 스포츠가 돼가고 있고, CJ가 이곳에 와서 이 대회를 후원하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며 “이 대회는 바이런 넬슨 씨의 대회이고 내 고향에서 열리기 때문에 나에게 정말 의미가 크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CJ가 이곳에 와서 댈러스 지역의 대회를 후원하고 싶어 하는 건 정말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투어에 이렇게 많은 한국 선수가 있는 건 보기 좋다. 앞으로 골프가 계속해서 더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며 더욱 치열해지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셰플러는 올해가 이 대회 6번째 출전이다. 우승은 아직 없고 최고 성적은 2023년 공동 5위다. 하지만 올 시즌 우승이 없는 그는 이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대회 코스가 너무 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러프도 별로 없었고, 페어웨이도 너무 넓었다”면서 “러프를 기르고 페어웨이 일부를 좁혀 코스를 더 어렵게 만든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멀리 치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공을 페어웨이에 정확히 보내는 선수들에게 더 유리하도록 만든 것이 정말 좋은 변화인 것 같다”고 난도가 높아진 대회 코스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