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전국 최초로 양문형 버스와 양문형 버스 운행을 위한 섬식정류장이 운영된다.
제주도는 오는 9일부터 제주시 서광로 구간에 설치한 섬식정류장을 개통한다고 1일 밝혔다. 섬식정류장은 중앙차로 정류장이다. 양방향 버스 이용객이 함께 이용한다. 도는 인도 및 가로수 보존을 위해 섬식정류장을 설치하기로 하고, 섬식정류장에 적합한 양문형 버스를 도입했다. 양문형 버스는 기존 우측 문 외에 좌측에도 문이 달려 있다. 운행 방향에 따라 양쪽 문을 자유롭게 사용한다.
섬식정류장은 제주시 광양사거리~신제주입구 교차로까지 3.1㎞ 구간에 모두 6곳이 설치됐다. 도는 총 87억원을 투입해 제주터미널과 탐라장애인복지관, 한국병원 등에 섬식정류장을 조성하고, 교차로 7곳을 개선했다.
섬식정류장을 운행하는 노선은 300번대, 400번대 총 22개 노선이다. 시외를 운행하는 100번대 급행버스와 200번대 버스, 도심급행버스(301번)는 기존 가로변 정류장을 그대로 이용한다.
주행 혼란 방지를 위해 차선 도색작업은 개통 직전인 7~8일에 진행하며, 서광로 구간에 있던 기존 17개 가로변 정류장 중 섬식정류장 도입으로 폐지되는 9곳은 이달 중 인도로 정비할 예정이다.
도는 개통일에 맞춰 기간제 근로자 54명을 채용해 섬식정류장과 기존 가로변 정류장에 배치하고, 변경된 탑승 방식과 적용 노선을 안내한다. 또 달라진 내용을 안내문으로 만들어 버스 정류장과 버스 내부에 게시할 예정이다.
앞서 제주도는 2023년 서광로 구간에 가로변 버스차로를 중앙버스차로로 바꾸는 공사를 추진하면서 해당 구간에 있던 교목과 관목 705그루를 베어내기로 했다. 하지만 나무를 벌채하는 과정에서 도민사회의 큰 반발을 사면서 공사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도에 따르면 섬식정류장 도입으로 정류장 설치 개수가 줄면서 인도폭 잠식이 줄고, 공사 비용이 절감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기존의 상대식 정류장에 비해 소요 인도 면적이 크게 줄고, 공사 비용과 공사 기간이 각각 20% 이상 감소했다”고 말했다.
섬식정류장은 대기 장소인 밀폐형 공간과 승·하차 장소인 개방형 공간으로 구성된다. 밀폐형 공간에는 냉난방기, 온열의자, 충전시설, 버스정보 안내기 등 편의시설이 설치됐다.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서광로 구간에 적용된 ‘제주형 중앙버스전용차로(BRT) 고급화 사업’은 도민과 관광객에게 안전하고 효율적인 교통체계를 제공하고, 동시에 보행공간 축소와 가로수 이식 문제를 해결하는 환경친화적 교통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서광로 구간에 이어 2026년 말까지 동광로, 도령로∼노형로 구간 공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