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인도와 무역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뉴스채널 뉴스네이션이 개최한 타운홀 행사에 참석해 여러 나라가 관세를 낮추려고 미국과 협상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한국과 협상하고, 일본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인도와 이미 협상을 타결했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합의할 가능성(we have potential deals)이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관세가 평범한 미국인에게 피해를 준다는 지적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에 당위성을 주장하며 “100개 넘는 국가가 우리와 합의하려고 안달이 나서 아침, 낮, 밤에 전화하고 있다. 우리는 엄청난 힘의 우위를 가지고 있다. 훌륭한 합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언제든지 협상을 중단하고 마음대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하지만 우리는 한국과 협상하고, 일본과 협상하고 있다. 우리는 많은 다른 나라와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진행자를 향해 “난 당신만큼 서두르지 않는다. 우리는 유리한 입장이다. 그들이 우리를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이 필요하지 않지만, 그들은 우리한테서 (돈을) 뜯어내고 있다. 우리는 한국 군대에 돈을 대고 있다. 그들은 무역에서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한국 정부 입장과 배치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자원부 장관을 주축으로 꾸려진 범부처 방미단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 재무부 청사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그리어 USTR 대표와 2+2 형태로 첫 관세 협의를 진행했다.
한·미 양국은 상호관세 유예가 끝나는 오는 7월 8일까지 양국이 합의할 수 있는 ‘7월 패키지’를 만들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고, 그 후속 조치로 이날부터 실무급 ‘기술 협의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런 협의는 향후 협상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취지이지 협상 자체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는 협상을 마무리하지 않겠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국회에 출석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선거 전 통상 협상을 마무리하길 원한다’는 취지의 지난 29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발언에 대해 “대선 전에 결론을 낼 이유가 없다”고 반박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최 부총리는 “발언을 보고 당황해서 원문을 찾아보니 한국만 그런 게 아니고 캐나다, 일본 등을 뭉뚱그려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내용으로 얘기한 거구나’라고 이해했다”며 “협상을 서두른 게 없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