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본인 순발력을 너무 과신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윤 위원장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조언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윤 위원장은 “(이 후보는) 굉장히 순발력이 뛰어난 분인 것 같더라”며 “대개 순발력이 뛰어난 분들은 판단이 예민하고 정확하고 빨라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니까 순발력이 뛰어난 분들은 늘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는 말씀을 평소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차기 대통령에 왜 이 후보가 당선이 돼야 하느냐고 묻는 말엔 “한국이 항상 그랬지만 지금도 여러 가지 어려운 난관들이 있지 않느냐. 그런 난관들을 하나하나 돌파하려면 평상시 리더십 갖고는 좀 힘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윤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 후보 리더십 성격이 위기를 돌파한다거나 극복하는 데 오히려 더 적절하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을 평소 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대선캠프에 합류하게 된 배경도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이 후보 요청에 따라 몇 차례 따로 뵌 일이 있다”며 “단둘이 말씀을 나눠보니 피상적으로 갖고 있던 인상보다는 (이 후보가) 굉장히 진지하고 정말 자기가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있더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 후보가) 뭐든 배우고 싶어하고 자꾸 의견을 들으려고 했다. 그런 것은 굉장히 좋은 면모이지 않나”라며 “그런 점에서 호감을 많이 갖게 됐다”고 부연했다.
윤 위원장은 “이 후보가 진지하게 자신을 도와달라고 하는데 현장에서 그 말을 들으면서 진정성 같은 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경험도 짧고 식견도 짧은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제 의견이 필요한 때가 있으면 언제든 말하라(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대선 출마에 관한 생각도 드러냈다.
윤 위원장은 “대개 권력이라는 게 사람을 마취시키는 효과가 있다”면서 “이걸 이겨내야 되는데 최근 한 권한대행을 보면서 역시 권력이라는 게 터치력이 강하구나, 마취력이 강하구나 하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한 권한대행이 권력 의지가 강한 분은 사실 아닌 걸로 알고 있다’는 질문에 “그런데 권력 의지가 생각했던 것보다 강했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게 한번 맛을 보면 무엇보다도 놓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보수 진영의 ‘반 이재명 빅텐트’ 구상에 대해선 “빅텐트를 친다고 그러는데 그렇게 해서 특별히 성공한 예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텐트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