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재계 총수 극비 줄회동 마치고 출국 [포착]

입력 2025-05-01 01:0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국내 재계총수와의 면담을 마친 후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방한 일정을 마치고 출국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1일 자정을 지나 전용기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났다. 지난달 29일 입국한 트럼프 주니어는 30일 한국 주요 기업인들과 잇따라 면담한 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의 만찬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막후 실세’로 통하는 트럼프 주니어의 이번 방한은 국내 인사 가운데 가장 친분이 두텁다는 정 회장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그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와 이어지는 소통 채널을 만들어달라는 국내 재계의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출국하는 트럼프 주니어. 공동취재사진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 일정도 국내 기업인과의 면담에 초점이 맞춰졌다. 미국의 상호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분투하는 재계가 트럼프 대통령과 직통하는 유력 인사를 접촉할 흔치 않은 기회여서 주목받았다.

트럼프 주니어는 방한 둘째 날인 지난달 30일 온종일 국내 재계와 릴레이 면담을 가졌다. 오전 7시부터 장장 12시간가량 진행됐다. 10~30대 그룹과 이름 있는 중견기업까지 20명 안팎의 총수·회장, 최고경영자(CEO)가 면담 장소인 조선팰리스 강남에 모습을 드러냈다.

극도의 보안 속에 트럼프 주니어와 얼굴을 마주한 재계 인사 중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등 한화 3형제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이 포함됐다.

출국하는 트럼프 주니어. 연합뉴스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사촌인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이해진 네이버(NAVER) 의장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중견기업 인사로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부동산 개발회사인 엠디엠그룹 문주현 회장 등이 명함을 내밀었다. 금융계에선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유일하게 트럼프 주니어와 대면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면담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해외에 체류 중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만남이 불발됐다.

면담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개별 기업의 대미 관심 사업과 한미 경제 협력 방안 등이 주로 논의됐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2000억달러(약 285조원)에 달하는 한미 간 교역 규모를 고려할 때 상호관세 부과가 양국 경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출국하는 트럼프 주니어. 연합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