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反 이재명 ‘빅텐트론’에 “고쳐야 할 점, 아주 비판적인 입장”

입력 2025-04-30 07:48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반(反)이재명 ‘빅텐트론’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29일 도지사 업무 복귀 첫 공식 일정으로 긴급 도정점검회의를 마친 후 기자 브리핑에서 “어떤 특정한 사람이나 세력과 대척되는 빅텐트 운운하는 그런 정치공화국이나 이합집산은 저한테는 맞지 않다”며 “그런 것들 때문에 대한민국 정치가 국민으로부터 지탄받는다. 고쳐야 할 점이기 때문에 아주 비판적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6·3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경선 후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 등 다양한 세력과 인물이 반 이재명 빅텐트 구상에 거론되고 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패배와 관련해서는 “네거티브 없는 정책과 비전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야기한 원칙 있는 승리였으면 저로서는 더 좋았겠지만, 원칙이 있는 패배도 정말 의미 있고 보람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원칙 있는 패배에 대해서 아쉽기는 하다”면서 “그것이 민주당의 전통이고, 더 큰 민주당을 만들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상대편 당을 한번 봐라. 경선에서 비전과 정책 이야기 나온 게 있느냐”며 “서로 헐뜯고 싸우고 거의 개콘(개그콘서트) 수준이라고 어디서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 그런 것에 비하면 우리 당 경선은 비전과 정책을 갖고 아주 건전하게 경쟁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번 경선에서 자신이 제기한 정책과 공약,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 등에 대해 “우리 캠프에서 낸 정책의 내용이 가장 깊이가 있고 가장 민주당 가치에 맞는 정책이었다”면서 “경기도가 하는 정책 중에 새 정부가 받아서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할 정책들이 많을 것이다. 예컨대 확대재정정책,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 정책, 트럼프 관세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등은 새 정부가 반드시 경기도의 길과 정책을 벤치마킹해서 따라와야 할 일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도 제가 냈던 정책 중 좋은 것들에 대해서 함께 하겠다고 이야기했다”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얘기가 이번 경선 과정에서 자세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새 정부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필요하면 설득해서 추진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도청 5층 서희홀에서 열린 도정점검회의에서 김 지사는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민생회복지원금 지급과 지역화폐 추가 발행을 포함한 민생추경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달라”고 주문하면서 “추진 과정에서 도의회와 충분히 사전협의를 하겠다. 도정의 중요한 일에 대해 도의회와 협치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가 먼저 낮은 자세로 협치 물꼬를 트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수출기업 어려움에 대해 “트럼프 정부가 관세 문제에 대해 매일 입장을 바꾸다시피 하니 기업에서 정보에 목 말라 하는 것 같다”며 “경제실을 중심으로 지원 방안을 생각해달라”고 지시했다.

김 지사는 “저의 정치 일정 때문에 사무실을 비웠는데 간부 여러분, 직원 여러분의 노고가 컸다. 감사하다”고 대선 경선 기간 도정을 지켜온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그러면서도 “정치 일정 속에서도 큰 일 있을 때마다 현장도 가고 지방 일정 중에는 경기도와 협약 맺은 전북지사와 조찬하면서 상생 협력을 논의하는 등 도정에 소홀하지 않았다”고 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