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세론이 굳어지자 그의 삶과 정치 철학을 조명하는 책이 앞다퉈 출간되고 있다. 이른바 ‘이재명 연구서’는 이달에만 10종 이상 출간됐다. 여론 조사상 유력 후보인 이 후보의 인기에 편승해 당 핵심 지지층에 어필하고, ‘이재명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이 쓴 신간 ‘이재명에 관하여’는 지난 23일 출간됐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김 최고위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 후보가 발휘한 리더십을 묘사했다. 김 위원은 “제가 본 이재명, 쿨한 이재명, 유쾌한 토론가이자 합리적 실행가,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라 믿는 이재명에 대한 글”이라고 소개했다. 책에는 “김 의원이 응원해주는 마음을 잘 알기에 그 뜻에 응답하고자 한다”는 이 후보의 화답도 실렸다.
2017년 대선 경선에서 이 후보와 경쟁했던 최성 전 고양시장도 이 후보에 대한 신간 ‘이재명 대세론인가? 불가론인가?’를 출간했다. 최 전 시장은 이 후보 대세론과 불가론 양쪽의 관점에 대한 고찰을 적었다. 민주당 내 친명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가 집필한 ‘이재명의 준비’도 이달 출간됐다. 이 책은 이 후보를 ‘준비된 대통령’으로 소개하며 그의 성공을 확신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출간한 ‘이재명, 흔들리지 않는 원칙’에서 이 후보의 치열했던 삶과 정치 역정을 그려냈다. 이 후보 정책 자문 그룹 핵심이자 이 후보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은 올해 초 이 후보의 ‘잘사니즘, 포용적 혁신 성장’ 집필에 참여했다. 이 외에도 ‘이재명과 365일’ ‘이재명의 변함없는 약속’ ‘위기에 강한 리더 이재명’ 등이 이달에 출간됐다.
연일 쏟아져 나온 이 후보 연구서는 ‘이재명 대세론’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측근들이 대선을 앞두고 후보에 관한 책을 쓰는 건 유력한 차기 대통령의 대중적 인기를 흡수해 당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게 첫 번째 목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사람’이라는 이미지는 향후 당내 입지를 다지는 과정에서 매우 상징적 자산이 될 수 있다”며 “신간을 내는 것도 그 기초작업일 수 있다”고 했다. 6·3 대선 이후 당권구조가 재편될 시 주류로 분류되는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 구성원들이 이 후보 관찰기를 출간한 것은 ‘내가 이렇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이 후보와 당 지지자들에게 어필하려는 것”이라며 “측근이라는 강한 인상을 남기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