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음료 2개 마셔도 하루 당 권고량 훌쩍…“대신 물 마셔야”

입력 2025-04-29 10:57 수정 2025-04-30 10:00
방송 화면 캡처.

청소년이 선호하는 에너지 음료 한 캔에 든 당류 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섭취 권고량의 70% 수준으로 나타났다. 즉 하루에 해당 음료 2개만 마셔도 기준치를 훌쩍 넘는다.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의 과다 섭취는 청소년기의 비만, 고혈압, 대사 이상 뿐 아니라 불면증이나 초조함 등 정신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가당 음료를 매일 1~2개 이상 마시면 당뇨병 발생 위험을 26%, 대사증후군 위험은 20% 높이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전문가들은 평상시 ‘음료 대신 물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권고한다.

건강증진개발원은 29일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고카페인 음료를 통해 당류를 과다 섭취하는 현실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청소년기의 올바른 영양 섭취와 신체활동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24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 3회 이상 단맛 음료를 섭취하는 비율은 64.4%, 고카페인 음료 섭취율은 23.5%로 나타났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제공

또 지난해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음료, 간식, 식사 대용 식품 91건을 조사한 결과 제로 음료를 제외한 음료류의 1회 제공량 당 당류 평균 함량은 22g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1일 권고량(50g)의 4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청소년이 자주 접하는 에너지 음료에는 1캔당 당류가 평균 35g으로, 음료 한 캔만으로도 WHO 섭취 권고량의 70%에 달하게 되는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콜라 1캔(250㎖)과 바나나 우유 1개(240㎖)에는 각각 27g, 카페모카 1잔(355㎖)에는 25g, 사과 주스 1병(180㎖)에는 23g의 당류가 들어있다.

당류의 과도한 섭취는 청소년기의 비만, 고혈압 등 만성질환 위험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장기적으로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이에 건강증진개발원은 일상에서 가볍게 걷기, 음료 대신 물 섭취, 나트륨·당·지방 줄이기 실천을 권장하고 있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문종윤 교수는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르면 총 당류의 섭취 기준은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20%이며 첨가당의 경우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카페인 에너지음료를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하루 당류를 초과할 수 있고 불면증, 초조함 등 정신 건강에 위해가 초래될 수 있다.
건강증진개발원 김헌주 원장은 “청소년기 식습관은 평생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는 만큼, 과도한 당류 섭취를 줄이고 균형잡힌 식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