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관한 GS아트센터가 내건 대표 기획공연 시리즈는 ‘예술가들’이다. 매년 장르의 경계가 없는 작품으로 예술 경험을 확장한 2~3인의 전방위 창작가를 선정하고 그들의 다양한 작품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올해 ‘예술가들’ 시리즈는 스페인 안무가 겸 연출가 마르코스 모라우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시각예술가 겸 연출가 윌리엄 켄트리지를 선정했다.
오는 30일~5월 1일 선보이는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The Ballet Nacional de Espana)의 ‘아파나도르’는 GS아트센터가 선보이는 모라우의 작품 3편 가운데 하나다. 나머지 2편은 모라우가 이끄는 라 베로날 컴퍼니의 ‘파시오나리아’(5월16~18일)와 ‘죽음의 무도: 내일은 물음이다’(5월 17~18일). 모라우는 라 베로날 컴퍼니와 함께 5월에 내한한다.
모라우는 기괴한 상상력과 독특한 움직임, 다양한 매체 활용으로 현재 유럽 공연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과 움직임 그리고 연극을 공부한 그는 2004년 라 베로날 컴퍼니를 창단한 후 기존 무용에서 볼 수 없던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보여 왔다. 또한,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베를린 국립 발레단, 리옹 국립오페라발레단 등 유수 무용단과의 작업에 이어 2026년 파리오페라발레에서 안무 데뷔를 앞두고 있다.
한국 관객과 가장 먼저 만나는 ‘아파나도르’는 모라우가 2023년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과 협업해 초연한 작품이다. 콜롬비아의 저명한 사진작가 루벤 아파나도르가 플라멩코 무용수들을 찍은 흑백 사진집에서 영감을 받아 안무했다.
‘아파나도르’는 플라멩코 특유의 붉은색에서 벗어나 흑과 백, 빛과 그림자의 강렬한 대비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검은색 의상을 입은 무용수 30여 명이 거친 몸짓과 함께 의자 등을 오브제로 활용해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루벤 올모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 예술감독은 28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라우와 그가 창단한 라 베로날은 매우 독특한 무용 언어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언어와 플라멩코가 만난 이번 작업을 통해 스페인 무용에 새로운 형식을 가져오는 한편 관객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공연에는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의 한국인 단원 윤소정도 참여한다. 윤소정은 2019년 아시아인 최초로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에 입단해 현재 군무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