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대생 단체 면담 불발…대규모 유급 초읽기

입력 2025-04-28 22:51
28일 서울시내 의과대학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는 모습. 뉴시스

대규모 의대생 유급 사태를 앞두고 추진됐던 교육부와 의대생단체 면담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교육부는 유급 시한인 오는 30일 이전에 만나자고 했으나, 의대생단체가 다음 달 2일을 제시하면서 면담이 틀어졌다. 다만 양측이 대화의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은 아니어서 면담 성사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교육부에 따르면 의대생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가 면담 일정을 5월 2일로 요구했으나 교육부가 이를 거부했다. 교육부는 이날 의대협에 보낸 답변에서 “학생들이 4월 30일자로 복귀를 결정하는 데 있어 5월 2일 만남은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의대협과 교육부의 만남은 조금 뒤로 미루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명의의 공문을 통해 의대협에 간담회를 요청한 바 있다. 의대생 유급 기한인 오는 30일 이전에 의대생 대표들을 만나 복귀를 설득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의대협은 면담 일정을 5월 1일 또는 2일로 역제안했다. 유급 시한이 지난 이후 ‘학사유연화’를 요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학사유연화는 의대생들이 수업을 거부했어도 유급시키지 않고 학사 일정을 조정해주는 조치를 말한다.

의대생 대규모 유급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교육부와 대학 당국, 의대는 유급·제적되는 의대생을 구제하기 위한 학사 유연화 등의 조치는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 의대 40곳이 설정한 유급 시한은 오는 30일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급 기한이 지난 뒤) 5월 초에 만나는 것은 학생들에게 학사유연화 등 오해의 소지가 있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다만 대규모 유급 사태가 벌어지면 내년에 2024~2026학번이 모두 1학년이 되는 이른바 ‘트리플링’이 발생하게 된다. 교육부와 의대생 양측 다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에 29일 혹은 30일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