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이 창문도, 에어컨도 없는 폭 50㎝의 ‘관짝 객실’을 예약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호텔 예약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이나 설명과 큰 차이가 있어 명백한 허위광고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중국 상유신문에 따르면 한 누리꾼은 최근 베이징의 한 호텔을 95위안(1만8800원)에 예약했지만, 체크인한 뒤 객실이 면적이 5㎡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방은 관처럼 좁았고 침대의 양쪽은 벽에 바짝 붙어 있어 여유 공간이 전혀 없었다.
그는 “비정상적으로 작은 방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호텔 예약 플랫폼에 있는 사진을 보고 방이 크지 않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적어도 침대 하나만 있는 좁고 긴 공간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너비가 약 50㎝에 불과해 몸을 뒤집기도 어려웠다”면서 “건물 내부를 돌아보니 잡동사니를 보관하는 창고 구석에 비슷한 공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객실에는 투숙객이 움직일 만한 공간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창문과 에어컨, 욕실도 없었다. 호텔 예약 플랫폼에 올려놓은 사진에는 ‘싱글룸’이라는 표기와 함께 밝은 색상의 공간에 침대와 옷장이 보였지만, 실제와 달랐다. 누리꾼들은 ‘캡슐룸’ ‘창고 개조판’으로 부르며 주거 및 소방 기준에 부합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 호텔 관계자는 “이 가격대의 객실은 작고 창문도 없고 에어컨도 없어 1박에 95위안”이라며 “예약 플랫폼에 게시한 사진과 숙소 유형은 참고용”이라고 해명했다. 허위광고 여부에 대해선 “플랫폼에 기재된 객실 정보는 일반적인 상황일 뿐”이라며 “플랫폼과 상의해 숙박비를 환불해줬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의 한 변호사는 “예약 플랫폼에 표시된 정보가 실제와 심각하게 일치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는 법에 따라 배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면서 “사업자가 객실 형태가 좁고 창문이 없으며 시설이 열악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실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면, 소비자를 오도한 것이고 사기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