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생한 영남 지역 산불 피해 극복을 위해 교계 연합기관과 주요 교단이 머리를 맞댔다. 한국교회봉사단(대표단장 김태영 목사)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종생 목사)를 비롯해 10개 교단이 2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영남지역 산불 피해 복구 한국교회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이날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화마가 덮친 7개 지역 기독교연합회가 피해 현황을 나눴다. 이어 강원도 속초·고성과 경북 울진 등 산불 발생 후 복구가 이뤄진 지역의 사례를 함께 듣고 회복 방안을 모색했다.
각 지역 연합회에 따르면 이번 영남 지역 산불로 전소된 교회는 22개였다. 예배당이 반파되거나 사택과 교육관이 불에 탄 사례까지 포함하면 37건이며 성도 248가정이 피해를 입었다.
이 자리에서 재난 복구를 위한 거점교회 지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2019년 속초·고성 산불 발생 시 속초중앙교회(강석훈 목사)가 거점교회로 활약했다. 강석훈 목사는 “거점교회는 대형 재난 발생 시 해당 지역 피해 상황을 가장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곳”이라며 “주민들을 직접 방문해 필요를 살피고 행정 지원을 돕거나 구호금 활용 방안 계획, 구호단체 및 자원봉사자들과 현장 연계 등의 사역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 목사는 이어 “지역 회복을 위해서는 교회 성도들이 마을 복구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재난 이후에도 꾸준한 관심을 쏟는 게 중요하다”며 “재난을 계기로 마을 공동체가 회복되고 마을 전체에 선교 기회를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년 전 산불이 발생한 울진은 울진군기독교연합회(울기연)가 주축이 돼 중단기 구호를 진행했다. 단기적으로 구호 물품 전달에서부터 장기적인 사랑의 집짓기, 교단과 피해 교회 일대일 매칭펀드 사역까지 도맡았다. 이상규 울기연 증경회장은 “재난 발생 시 연합회가 교단을 초월해 협력하고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각 기독교연합회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을 사전에 만들어두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한 연합기관과 교단 실무자들은 다음 달 영남 지역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보고 구체적인 구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글·사진=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