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Z의 신앙, ‘교회 향한 시각은 긍정적, 유연성 더 커져’

입력 2025-04-2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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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매주 교회 가는 것’이 신앙생활의 기본처럼 여겨졌던 시대가 있었지만 오늘날 젊은 세대는 교회 출석을 보다 유연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적인 예배 출석’의 기준조차 세대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기독교 여론조사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발표한 조사 결과다.
그래픽=강소연

미국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2명 중 1명(53%)은 매주 교회에 참석해야 ‘정기적 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월 1~3회’(20%) ‘연 1~10회’(14%)가 뒤를 이었다. 반면 젊은 세대는 훨씬 너그러운 기준을 적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18~34세 응답자 가운데 25%는 ‘연간 1~10회 참석’만으로도 ‘정기적 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답해, 다른 세대보다 유독 낮은 기준을 보였다.

이 같은 인식 차이는 교회를 ‘생활의 일부’로 여기는지 ‘특별한 순간’으로 여기는지에 대한 시각 차이로도 나타난다. 조사에 따르면, 젊은 층은 교회 출석을 헬스장 다니기 같은 ‘규칙적 습관’보다는 특정 식당을 가끔 찾는 것 같은 ‘선택적 활동’에 가깝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스콧 매코넬 라이프웨이리서치 스콧 맥코넬 총괄디렉터는 “젊은 세대는 교회를 건강을 위한 필수 루틴으로 보기도 하고, 때로는 기분전환이나 특별한 만남처럼 여기는 경우도 있다”고 분석했다.

젊은 세대는 ‘교회 출석’의 의미 자체를 확장해서 해석하는 경향도 보였다. 조사 결과, 전체 미국 성인 가운데 ‘대면 예배 참석’을 정기적 출석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33%였다. 27%는 ‘온라인 예배 참석’ 역시 정기적 출석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젊은 층에서는 이 비율이 더 높았다. 대면 참석을 필수로 보는 전통적인 관점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교회 출석 자체에 대한 이미지는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8개의 단어 목록을 제시했을 때 미국 성인들은 ‘받아들일 수 있는’(38%) ‘존경할 만한’(31%) ‘일반적인’(28%) ‘인기 있는’(18%) ‘기대되는’(18%) 등 긍정적 단어를 우선적으로 떠올렸다. ‘시대에 뒤떨어진’(11%) ‘드문’(10%) ‘쓸모 없는’(5%) 등 부정적 단어는 후순위로 꼽혔다. 젊은 세대에 해당하는 18~34세 응답자 중에선 가장 많은 34%가 ‘존경할 만한’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한국교회 성도들에게서도 현대적·탈권위적 신앙 유형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신앙 유형의 성도들은 전통적·권위적 신앙 유형의 성도들에 비해 사회 참여에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한국기독교인의 신앙 분석 유형’ 조사에서도 ‘나는 주위 사람들에 대한 복음 전도에 적극 참여한다’(42%)는 응답보다 ‘나는 사회 정의를 세우는 일에 참여한다’(56%)가 높게 나타났다.

현대적·탈권위적 신앙 유형의 성도들은 전통적·권위적 신앙 유형에 비해 미디어(인터넷, TV, 유튜브 등)를 신앙 성장에 도움을 받는 도구로 꼽았다. 반면 전통적 신앙 유형의 성도들은 출석 교회 예배, 신앙서적 등을 우선순위에 뒀다.

매코넬 디렉터는 “엔데믹 이후 교회 성장의 대부분은 예전에 출석했던 사람들의 복귀 덕분으로 본다면 이제는 새로운 사람들이 교회로 이끌리도록 하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