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인 화웨이가 엔비디아의 상위 인공지능(AI) 칩인 H100에 비교되는 수준의 AI 칩의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의 수년간 이어진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첨단 산업 발전세를 막긴 어려웠다는 점을 방증하는 결과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웨이는 자사의 최신 AI 칩 ‘어센드(Ascend) 910D’ 개발 초기 단계에서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중국 기술 업체들과 접촉했으며 이르면 5월 말에 첫 샘플 제품이 공급될 예정이다.
화웨이는 해당 칩이 2022년에 출시된 엔비디아의 인기 모델인 H100보다 더 강력한 성능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로이터통신은 화웨이가 다음 달부터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AI칩인 ‘910C’를 대량으로 출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H100보단 사양이 낮지만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H20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H20의 중국 수출을 제한한 바 있다. WSJ는 화웨이가 올해 중국 국영 통신사와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같은 민간 업체 등에 910B와 910C 칩을 80만 개 이상 출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화웨이는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첨단 산업에서 미국을 대체하는 상품을 연이어 제작하며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19년부터 각종 규제를 받아온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다. 화웨이는 2023년 고성능 스마트폰인 메이트 60을 내놓아 미국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WSJ는 “미국이 반도체 제조 장비 접근 차단 등을 통해 중국 반도체 산업을 방해하려고 노력해왔지만 중국은 회복력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