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중국대사관이 자국민에게 일본 대지진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며 “여행과 유학, 부동산 구입에 신중하라”고 권고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산케이에 따르면 주일중국대사관은 지난 14일 홈페이지에 ‘지진 피해 주의 당부’라는 제목의 ‘중요 알림’에서 “일본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국가다. 지난해 8월 미야자키현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해 일본 정부는 ‘거대 지진 주의’를 발령했다”며 “대사관은 일본 거주 국민에게 지진 재해 주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주일중국대사관은 식수·식량과 재난 예방 물품을 비축하고 중국 영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재외 국민 등록을 권하면서 “일본 여행·유학 계획과 부동산 구매에 신중할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 기상청은 지난해 8월 8일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을 계기로 남쪽 해역을 조사한 뒤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령했다. 일본 정부가 2019년부터 운용한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발표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다.
난카이 해곡은 혼슈 중 시즈오카현부터 규슈 미야자키현까지 일본 남쪽 해저의 긴 함몰 지역을 말한다. 일본 지질학계에선 그동안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100~150년 주기로 발생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해곡에서 향후 30년 안에 거대 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80%까지 내다보고 있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달 31일 전문가 검토회에서 규모 9.0의 난카이 해곡 대지진 발생 가능성을 가정한 피해 규모로 29만8000명이 사망하고 최대 292조3000억엔(약 2923조원)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어느 기관이나 학계도 난카이 해곡 대지진의 발생 시기를 특정하지는 못한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 24일 엑스에 “일시와 장소를 특정해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현재의 과학적 지식으로는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홍콩에서는 일본 작가 다쓰키 료의 만화 ‘내가 본 미래 완전판’에 등장하는 “진정한 대재난은 2025년 7월에 온다”는 내용을 과하게 신뢰해 오는 7월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괴소문이 떠돌고 있다. 이런 소문은 일본은 물론, 한국과 중국에도 확산돼 있다.
산케이는 “홍콩에서 방일 관관객이 감소해 센다이행, 도쿠시마행 항공편이 감소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며 “주일중국대사관의 알림도 일본 대지진 발생 추측을 불러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