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해킹’ SKT 집단소송 카페 개설돼…‘불매운동’ 언급도

입력 2025-04-28 09:54 수정 2025-04-28 10:17
네이버에 개설된 ‘SK텔레콤 개인정보유출 집단소송 카페'의 메인 페이지. 네이버 카페 캡처
유심 해킹 공격을 당한 SK텔레콤(SKT) 이용자들이 집단소송 카페를 개설했다. 이들은 SKT뿐만 아니라 SK그룹 소속 브랜드의 제품을 불매하겠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네이버에 개설된 ‘SK텔레콤 개인정보유출 집단소송 카페’는 28일 오전 9시30분 기준 가입자가 7706명에 이른다. 공지에 따르면 지난 27일 하루에만 3000명 넘는 회원이 가입했다. 해킹 공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크다는 것을 반영한 회원 급증 속도로 풀이된다.

이들은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법무법인을 선정 중인 단계로 소송 비용 등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카페 관리자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킹을 넘어 국내 최대 통신사 중 하나에서 벌어진 신뢰침해 사건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피해가 모이면 사회 전체의 보안 기준도 바뀐다”며 카페의 역할을 설명했다.

피해 사례를 공유하는 게시판에는 “아이폰 사용 중인데 주소록에 저장된 이름이 다 사라졌는데 유심을 교체하니 돌아왔다”며 불안을 호소한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회원은 “개인정보 유출 이후 카카오톡에 외국인이 친구로 떴다”며 해킹으로 인한 피해 여부를 묻기도 했다. 명의도용 여부를 확인해 보니 자신이 모르는 회선으로 개통됐다며 혼란을 호소한 회원도 있었다.

S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탈취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 앞에서 시민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단순히 SKT에 책임을 묻는 차원을 넘어 SK그룹에 대한 불매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SK 불매준비(소비자 권리 찾기)’라는 게시판에는 “SKT와 SK그룹은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SK그룹 주요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을 시작하자”는 내용의 공지글이 올라왔다. 불매 대상 주요 브랜드로는 SKT, SK브로드밴드, 11번가, SK주유소, SK렌터카, SK매직, 티맵, 웨이브 등을 언급했다.

한편 SKT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유심보호 서비스로 해킹 피해 막겠다”며 “믿고 가입해 달라”고 호소했다. SKT는 “피해가 발생하면 SKT가 100% 책임지겠다”며 “유심 교체도 철저히 준비할 테니 온라인 예약 신청 후 방문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