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동포’ 이태훈(35)이 연장 접전 끝에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통산 4승에 성공했다.
이태훈은 27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CC(파71)에서 열린 KPGA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2개에 버디 3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5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이태훈은 나란히 생애 첫 승에 도전한 ‘투어 3년차’ 박준홍(24·우리금융그룹), ‘4년차’ 강태영(27·한양류마디병원)과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쳤다.
18번 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이태훈은 4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4승째를 거뒀다. 우승 상금은 3억 원.
이태훈은 특이하게도 이번 우승까지 통산 4승을 모두 금융권 주최 대회서 거두게 됐다. 그는 이 대회에 앞서 2017년 제33회 신한동해오픈, 2019년 제15회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2021년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했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이태훈은 15번 홀(파4)까지 1타를 잃으며 우승 경쟁에서 밀리는 듯했다.
하지만 16번 홀(파5)에서 탭인성 버디를 잡으며 분위기를 반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최대 승부처인 17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 연장전에 합류했다. 11m 거리의 버디 퍼트가 거짓말 처럼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
이태훈은 “어려운 코스였다. 바람도 많았다. 스피드 3.8m의 그린 플레이가 특히 힘들었다”라며 “와이프 말 듣고 말렛형 바꾸고 나서 성적이 좋아졌다. 작년 10월 하순경에 퍼터를 바꿨는데 2주 뒤인 11월 초 아시안투어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 우승했다. 또 이렇게 올 두 번째 대회만에 우승해 정말 기분이 좋다”고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아내를 ‘회장님’으로 호칭한다는 이태훈은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퍼팅을 잘한다고 했더니 아내가 바꿔 보라고 했다”고 퍼터를 바꾼 배경을 설명했다. 이태훈이 현재 사용중인 퍼터는 스코티 카메론 말렛형이다.
그는 “올해는 국내 투어와 아시안투어를 반반 활동할 계획이다”라며 “아시안투어를 뛰는 이유는 인터내셔널 시리즈 1위가 되면 LIV골프 직행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궁국적으론 PGA투어 진출이 목표여서 하반기에는 콘페리투어도 도전해볼 생각이다”는 향후 계획도 밝혔다.
스폰서 주최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에 도전했던 국가대표 출신 ‘장타자’ 박준홍은 3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했으나 3라운드에서 4타를 잃는 부진에 발목이 붙들려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강태영은 16번과 18번 홀에서 징검디라 버디를 잡아 연장전 초대를 받았으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작년 골프존 도레이 오픈에 이어 통산 두 번째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2017년에 투어에 데뷔했으나 아직 우승이 없는 정한밀(34·경희)은 이날 데일리베스트인 5언더파 66타를 몰아쳐 작년 신인왕 송민혁(20·CJ), 옥태훈(27·금강주택)과 함께 공동 4위(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옥태훈은 17번 홀에서 티샷이 페널티 구역에 빠져 더블보기를 범한 것이 뼈아팠다.
‘발달장애 골퍼’ 이승민(27·하나금융그룹)은 공동 22위(최종합계 2오버파 286타)로 대회를 마쳐 개인 역대 최고 성적 기록을 갈아 치웠다.
대회 3연패 도전을 위해 출전한 ‘월클’임성재(26·CJ)는 컷 탈락했다. 임성재는 오는 5월2일 개막하는 PGA투어 더CJ컵 바이런 넬슨에 출전한다.
파주(경기도)=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