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세운 나눔의 장, 2억9000만원 기적 만들다

입력 2025-04-27 09:12
홀리씨즈교회 제공

서울 서초구 홀리씨즈교회(서대천 목사) 교회학교 HSS(Holy Seeds School)가 26일 개최한 ‘제13회 천사데이 찬스바자회’에서 총매출액이 약 2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였던 1억5000만원을 크게 웃도는 성과다.

천사데이 찬스바자회는 2010년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한 장학재단 설립 기금 마련을 위해 시작됐다. ‘학생들에 의한, 학생들을 위한’ 기부 바자회로, 돈이 없어 공부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돕겠다는 학생들의 열정에서 출발했다.

서대천 목사는 이날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기부는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고 하나님의 마음을 배우는 것”이라며 “기부를 통한 우리의 작은 사랑은 영혼을 밝히고 공동체를 살리며 누군가에게 소망을 향한 빛의 통로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홀리씨즈교회 제공

행사에는 3500여명의 방문객이 몰렸고 학생과 교인, 학부모 등 500여명이 스태프로 참여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을 비롯해 이숙자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박기열 전 서울시의회 부의장, 고선재 서초구의회 의장이 참석해 학생들을 격려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나눔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바자회 성공의 배경에는 수많은 기업의 기부가 있었다. 힐러비㈜가 4억5000만원 상당의 화장품을 쾌척했고, 모드니는 프리미엄 주방용품과 베르사체 그릇류를 기부했다. 윙하우스 박홍근홈패션 씨월드 등은 연속 기부로 나눔에 동참했다.

홀리씨즈교회 제공

올해는 재능기부도 눈에 띄었다. 임유정 라온제나 대표의 스피치 레슨권을 비롯해 필라테스, 골프, 테니스, 성악, 바이올린, 가야금, 뮤지컬 레슨권 등이 판매됐다.

13년째 이어지고 있는 천사데이 찬스바자회는 단순한 모금 행사를 넘어 청소년들이 나눔의 가치를 배우고 실천하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바자회를 준비하고 진행한 학생들은 이 경험을 통해 큰 성장을 이뤘다. 정수인 온라인홍보위원장은 “직접 온라인 마케팅을 하고 준비하면서 책임감을 느끼고 임했다”고 말했다.

홀리씨즈교회 제공

성시은 기획위원장은 “바자회를 준비하면서 다른 이웃들을 섬기며 자신의 자리에서 항상 열심히 하는 것이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방연우 푸드조리위원장은 “개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예수님을 바라보며 절대적인 사랑을 나누길 원했기에 이 모든 결과가 실현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홀리씨즈교회 제공

3년째 가족들과 바자회에 참석한 김용준 집사는 “어려운 학생을 돕는 취지가 좋을 뿐 아니라 질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사는 장점이 있다”며 “가족들과 참여하는데 매년 기다려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폐회예배에서 서대천 목사는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은혜의 통로가 되어준 모든 수고한 자들의 걸음마다 충만한 은혜를 채워주신다”며 “하나님은 우리의 수고를 결코 잊지 않으신다”고 격려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