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량에 대한 견고한 수요와 미국 관세 부과를 앞둔 선제 구매 수요 덕분이다. 반면 인센티브 증가와 기저효과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감소했다.
기아는 25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28조17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조86억원으로 12.2% 줄었고, 순이익은 2조3926억원으로 14.8% 감소했다. 다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10.7%로 10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와 비교하면 기아의 매출은 예상치(27조7576억원)를 0.9% 상회했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3조2267억원) 대비 6.8% 낮은 수준이었다.
기아 측은 “하이브리드차를 비롯한 고부가차종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미국 시장의 관세 이슈를 앞둔 선구매 수요와 인도 등 신흥시장 판매 호조로 더해져 글로벌 판매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반면 판매량 증가와 환율 효과 등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해외 시장 내 경쟁 심화로 인센티브가 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덧붙혔다.
1분기 기아의 판매량은 국내에서 전년 대비 2.4% 감소한 13만4564대를 기록한 반면, 해외에서는 2.5% 증가한 63만8084대를 판매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전체 판매량은 1.6% 늘어난 77만2648대로 집계됐다.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 모델 중심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17만4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10.7% 증가했다.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1.5%포인트 상승한 23.1%로 나타났다.
기아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환경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경기 침체 우려 등 복합적인 외부 변수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요 기반의 유연한 생산 운영과 적정 재고 유지, 효율적인 인센티브 전략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전기차 라인업 확대와 하이브리드 모델 중심의 판매 확대를 추진한다. 하반기에는 EV4, EV5 등 신규 전기차를 출시하고, 첫 픽업트럭 ‘타스만’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도 선보인다.
미국에서는 수요 기반 생산 방식과 EV6·EV9의 현지 생산을 통해 전기차 점유율을 높이고, 쏘렌토·카니발·스포티지 등 하이브리드 차종의 공급도 강화한다. 유럽 시장에는 EV4, EV5, PV5 등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인도에서는 시로스에 이어 ‘카렌스’ 개선 모델을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