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미 상호관세에 한국 성장률 0%대 하향 가능성…연말 기준금리 1.75% 예상”

입력 2025-04-25 13:40 수정 2025-04-25 13:45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연례 콘퍼런스 '피치 온 코리아 2025'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상호관세 시행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대로 추가 하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제레미 주크 피치 아시아태평양 디렉터는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피치 온 코리아 2025’ 콘퍼런스에서 ‘한국 거시경제와 국가 신용전망’을 주제로 이 같이 말했다.

주크 디렉터는 “미국의 상호관세가 시행될 경우 베트남, 한국 등 아태지역의 수출지향적 국가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달 피치가 성장률 전망치를 전방위적으로 하향조정했는데, 상호관세가 도입된다면 더 (아래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보편관세 10%, 상호관세 25% 등을 제외하더라도 한국은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대상국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지난주 공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불과 한 달 전 제시한 2.3%에서 1.9%로 낮췄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1.3%에서 1.0%로 하향조정했다.

주크 디렉터는 전날 공개된 한국의 1분기 역성장(전기 대비 -2.0%) 사실을 언급하며 “내수 쪽 약세가 확인됐다. 대외적 도전요인도 많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밤 한미 2+2 통상협의가 진행되며 7월초 합의 기대감이 어느 정도 있는 건 긍정적”이라면서도 “불확실성이 크다. 6월 대선도 있기에 빠른 합의를 도출하는 능력이 어느 정도 제약될 수밖에 없고,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짚었다.

주크 디렉터는 통화정책 완화, 한국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등을 통해 내수의 경우 올 연말 반등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의 경우 연내 100bp(1bp=0.01% 포인트)에 달하는 추가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연말 기준금리는 1.75%가 된다. 현재는 2.75%다. 그는 “성장전망 자체가 약화되고 물가는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만큼, 한국은행이 좀더 통화완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