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북미 시장의 판매 호조와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 증가,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맞물리며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지난 24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1~3월)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44조40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액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 늘어난 3조6336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실적 견인 요인으로는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증가가 꼽힌다. 현대차의 올 1분기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24만2729대를 기록했다. 유럽(-3.8%), 인도(-4.2%), 중국(-38.1%) 등 대부분 해외 지역에서 판매가 줄었지만, 미국 실적 덕분에 글로벌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0.6% 감소에 그쳤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112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친환경차 판매도 큰 폭으로 증가하며 1분기 실적에 힘을 보탰다.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 등의 영향으로 친환경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4% 증가한 21만2426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13만7075대, 전기차는 6만4091대가 글로벌 시장에서 팔리며, 친환경차 전체 판매 성장을 견인했다.
환율 효과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5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상승해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에 유리한 환율 환경을 조성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대차는 2분기부터 본격화될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정책에 따른 수익성 하락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디 올 뉴 팰리세이드’ ‘디 올 뉴 넥쏘’ ‘더 뉴 아이오닉 6’ 등 주요 신차 출시를 통해 글로벌 수요 자극에 나서며, 각 시장별로 현지화 전략을 고도화해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일부 신흥 시장에서 판매가 줄었지만,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 확대로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적극 대응하면서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