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미국발 관세 영향에 대해 “관세 인상 폭이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미국향 가전제품의)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며 “미국 공장 증설은 사실상 가장 마지막 단계”라고 말했다.
조 CEO는 지난 2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전기·정보공학부 대상 특별 강연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관세를) 수용할 수 있는 만큼은 최대한 수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미국 정부는 국가별 상호관세는 유예하고 전 세계 국가에 10%의 기본관세(보편관세)만 부과한 상태다. 조 CEO의 발언은 10% 수준의 기본관세는 운영 효율화 등 내재화된 자사 역량을 통해 감당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상호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주요 가전 생산지를 미국 현지로 옮기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제조하고 있으며, 멕시코에서는 생활가전(냉장고·조리기기)과 TV를, 베트남에서는 냉장고, 세탁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 공장 증설 가능성에 대해서 조 CEO는 “미국 생산 기지 건립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선 생산지 변경이나 가격 인상 등 순차적인 시나리오에 따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본격적인 관세 효과는 올해 2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조 CEO는 “관세 정책 시행 전 제품을 미리 사두는 풀인 효과는 1분기에 그렇게 크지 않았다”며 “관세로 실적이 악화하든, 플러스가 되든 2분기부터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