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재무·통상 장관이 24일(현지시간) 상호관세 협상을 위해 첫 협의를 마쳤다. 한국은 미국에 관세 면제를 요청했고, 미국은 한국이 ‘최고의 안’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한국 측이 ‘차분한 협의’를 강조한 반면, 미국은 다음 주 중에 기술적인 논의를 하자며 ‘속도전’에 방점을 뒀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2+2 통상 협의’를 가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취임 이후 양국 관련 분야 장관이 미국 관세 정책과 관련해 협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에 대한 한국 국민의 우려를 전달하고 한국은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양국 모두에 이득이 되는 상호호혜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또 최 부총리는 한국의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차분하고 질서 있는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 한국이 대선 정국임을 고려할 때 통상 협의를 급하게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속 가능하고 균형감 있는 한·미 간 교역과 한국의 에너지 안보 제고,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한 양국의 상호 기여 방안 등을 제안하며 한국에 대한 상호·품목별 관세 조치 면제를 요청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협의는 첫 번째 공식협의로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양국은 앞으로 실무회의와 추가적인 고위급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2+2 협의 뒤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대한민국과의 양자 회담이 매우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예상보다 빠르게 진전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주부터 기술적인 조건에 대한 논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 중으로 상호 이해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측은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고, 최고의 준비 상태로 왔다. 이제 그들이 이 기조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